(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의당 간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인 2030 세대의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본선 직전에 진보진영의 연대가 필요하지 않냐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 후보가 젠더 문제 등에서 차별화 전략을 취하면서 연대의 접점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젠더 갈등, 가상자산 이슈를 놓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정의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차별금지법에 신중론을 펼쳤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합리적 근거 없는,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는 게 우리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 다음에 하려거든 대통령도 다음에 하시길 바란다"고 이 후보를 질타했다.
젠더 문제를 놓고도 이 후보와 정의당이 부딪혔다. 이 후보는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여성가족부의 성평등가족부 전환을 언급한 데 이어 '페미니즘을 깨부숴야 한다'는 내용의 커뮤니티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후보의 행보가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심 후보는 "얄팍한 젠더의식으로 반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인지 우리 국민이 묻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우리 사회 성평등 토양을 해치는 포퓰리즘적인 공약을 내고 있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가 공약한 가상자산 과세유예도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문재인 정부와 차이를 두려는 무리한 정권교체 포장술에 민주당 지지자마저 씁쓸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고 나섰다.
청년층 공략에 집중하는 이 후보의 차별화 전략이 정의당의 노선과 정면충돌하면서 양당의 연대 가능성이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심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표명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내심 진보진영 단일화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지만 박빙 승부가 펼쳐진다면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회사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심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벌일수록 심 후보의 지지율을 무시할 수만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전날(12일) 위성정당 창당을 초래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사과하며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개정안 추진을 지시했다. 거대 양당 체제를 초래한 선거법 개정을 꺼내 들어 정의당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이 후보는 젠더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에서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를 보고 있다. 차별받는 건 사실"이라며 "임금도 (남성의) 60%밖에 안 되지, 승진도 잘 안 되지, 아이들 키우고 보육하느라 경력단절 되면 복귀 안 되지, 그 피해를 여성이 입는 건 사실"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의당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한기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의 선거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중대한 사안을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대상에서조차 배제해 놓고 당론도 정하지 않은 채 회고록 쓰듯 막 던지는 사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선대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우리와 교집합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진보진영 연대를 하고자 하는 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슈퍼 여당이 됐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냐"라며 "오히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교집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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