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 경기가 열리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관람하고 있다. 2021.1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걸음이 '중원'을 향하고 있다. 내년 대선이 여야 양자대결 구도로 전개되면서 '회색지대'인 청년층과 중도층을 향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14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했다.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윤 후보는 파란색 야구대표팀 점퍼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윤 후보는 이날 1만명의 야구팬들 사이에 뒤섞여 경기를 직관했다. 그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2030세대 청년 수백명이 몰리면서 일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 질문을 받던 도중 "지금 안타가 나온 모양인데 빨리 가서 좀 보자"며 발길을 재촉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대선후보 선출 이후 '중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6일 첫 일정으로는 가락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가락시장은 국내 최대 식자재 시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표 상권 중 하나다.

첫 지방 일정으로는 '호남'을 택했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또 "5·18 정신은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튿날인 11일 오전에는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윤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 다 통합을 강조했다"며 "두 분 모두에게 이런 정신을 배우겠다"고 치켜세웠다.


정치권은 윤 후보의 행보가 '당심 우선'에서 '중도 공략'으로 180도 전향했다고 분석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보다 더 신속하고 과감한 행보로 본선 승부처인 '중도확장성'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가 경선 승리 후 첫 일정으로 '진보 텃밭'을 찾은 반면, 윤 후보가 광주를 찾은 점도 이런 계산이 깔려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 분향하려다 시민단체의 항의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복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 성적은 윤 후보가 우세하다.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 다자 가상대결에서 윤 후보는 44.4%를 기록해 이 후보(35.9%)를 오차범위 밖인 8.5%포인트(p) 격차로 앞섰다.
주목할 점은 청년·중도층 지지율이다. 윤석열 후보는 20대 44.7%, 30대 40.1%를 얻어 이재명 후보(20대 32.0%, 30대 37.7%)를 최대 12.7%p 격차로 앞섰다. 중도층 지지율도 윤석열 45.4%, 이재명 36.6%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은 윤 후보가 중도확장성에서 '비교 우위'를 잡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직후 한 달간 시간을 허비했지만, 윤석열 후보는 곧바로 호남부터 달려갔다"며 "윤 후보가 한 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청년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윤 후보에게 쏠린 점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가 청년 행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혜적인 공약을 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2030세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핵심 기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토정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윤 후보를 중심으로 2030세대 표심이 결집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과제는 남아있다. 윤 후보가 광주·목표를 순회하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절치부심했지만 '반쪽짜리 성과'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5·18 광주 민주묘지 묘역을 방문한 날 거센 시위대의 저항에 막혀 추모탑에는 다가가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날에도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은 불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광주와 봉하마을을 방문하면서 윤 후보가 지향하는 점은 분명히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주진영, 호남지역의 반발이 여전한 만큼 향후 관련 노력을 계속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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