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이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이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을 제기하는 반면 금융불균형과 물가상승 압력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지난 8월 0.75%로 15개월만에 오른 데 이어 이달말 1.00%로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기준금리가 두배 뛰는 셈이다.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리 추가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해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올린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10월 이주열 총재는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다음번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곳곳서 나오는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 목소리

이에 따라 오는 25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이 유력시 되지만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거는 분석을 내놓은 곳은 KDI다.

KDI는 지난 4일 민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경제성장률 하락 충격이 두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어 지난 11일에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금리 인상을) 일찍 시작했고 이달 또 인상하면 그 속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너무 빨리 시행하면 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원 당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된 신인석 중앙대 교수도 지난 12일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증가세와 자산가격 상승세를 억누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현재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가계부채 증가의 정책동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요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17일 '최근 수입물가 폭등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물가안정과 실물경기 회복 모두를 고려하는 신중한 거시경제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 속 물가 잡아야 하는 한은

한은은 위드 코로나로 올 4분기 민간소비가 살아나면 올해 경제성장률도 4%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 회복과 공급 부족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경기가 낙관적으로 전망되는만큼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압력이 거센만큼 이달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해보인다"며 "지난달에는 연속적인 인상을 하지 못했지만 유동성을 회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