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가 19일 TV즈베즈다를 통해 자국 공군 폭격기 투폴레프(Tu)-95MC와 중국 공군 폭격기 훙(轟·H)-8K의 연합 공중훈련 항적을 공개했다. (TV즈베즈다)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19일 독도 동북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세부 항적이 공개됐다.
러시아 국방부가 운영하는 TV즈베즈다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의 투폴레프(Tu)-95MC 전략폭격기 2대는 이날 오전 극동 아무르주 우크라인카 공군기지를 떠나 중국 영공을 통해 남하해오다 지린성 옌지에서 이륙한 중국 공군의 훙(轟·H)-8K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동해 상공으로 향했다.

이들 폭격기는 이후 독도 동쪽 해역 및 대한해협 상공을 지나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상공까지 비행했다.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다.


중국 폭격기는 센카쿠 열도 인근 상공을 비행한 뒤 곧장 본토로 향했고, 러시아 폭격기는 기존 경로를 따라 북상해 우크라인카 기지로 돌아갔다. 다만 러시아 폭격기는 복귀 과정에선 중국 영공 대신 하바롭스크를 지났다. 우리 영공 침입은 없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러 양국 군용기가 독도 인근 KADIZ에 진입했던 시각은 19일 오전 10시50분과 오후 3시 등 2차례다.

중국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훙(轟·H)-8K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항적을 감안할 때 오전 KADIZ 진입시엔 중러 양국 공군기가 함께했으나, 오후엔 러시아 공군기만 있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에 해당)가 공개한 중·러 공군기의 비행 항적에서도 중국 폭격기는 센카쿠 열도 인근 상공을 비행한 뒤 동해로 올라오지 않고 중국 본토 쪽으로 날아간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 국방부와의 공동 발표문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 공중전략 순항훈련을 실시했다"며 자국의 H-6K 전략폭격기 2대와 러시아의 Tu-95MC 폭격기 2대로 연합편대를 조직해 동해 및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특히 "비행기간 (중러) 양국 공군기는 국제법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기타 국가 영공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또 이번 연합 공중훈련은 "연간 합동훈련 계획에 따른 것으로서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공군이 운용하는 투폴레프(Tu)-95MC 전략폭격기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의 H-6 폭격기가 센카쿠 열도는 물론 대만으로부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을 날아갔다"는 이유로 일본과 대만, 나아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부터 '친(親)대만' 행보를 보이면서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측과 마찰을 빚었고, 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취임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 취임 이후 '친대만'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중러 양국의 전략폭격기가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건 이번이 3번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는 Tu-95MC 폭격기 2대가 이날 "수호이(Su)-35S 전투기의 호위 속에 베링·축치·오호츠크해의 중립 수역 상공을 약 10시간 동안 비행했다"고도 밝혀 KADIZ 진입 때도 이들 수호이 전투기가 함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가 공개한 중국 및 러시아 폭격기의 19일 동해 및 동중국해 비행 항적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와 일본 통합막료감부 자료엔 투폴레프 폭격기 2대 비행에 대한 내용만 기술돼 있었으나, 우리 합참은 이번에 KADIZ에 진입한 러시아 공군기가 투폴레프 폭격기 2대와 수호이 계열 전투기 4대, A-50 조기경보기 1대 등 총 7대라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중러 공군기의) KADIZ 진입 이전부터 전투기(F-15K·KF-16)와 공중급유기(KC-330)를 투입, 우발상황에 대비한 정상적 전술조치를 했다"며 "중국 측으로부터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란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도 중·러 폭격기가 이번 연합훈련 과정에서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를 따라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F-15)를 긴급발진시키는 등 대응했다"고 밝혔다.

중·러 군용기의 이번 연합훈련에 앞서 지난 18일 오후엔 중국 해군의 052D형(루양3급) 구축함과 054A형(장카이2급) 호위함, 그리고 러시아 해군의 우달로이1급 구축함 각 1척이 동해에서 동중국해 방향으로 대한해협 동수도(쓰시마해협)를 지나 항해하는 모습이 일본 해상자위대에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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