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청와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당일 청와대의 '모든 입장'을 정리했다. 조문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조화도 보내지 않기로 했고 메시지는 냈으나 '추모'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는 앞서 세상을 떠난 노태우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해 발빠른 대응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상황이 다르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참모진의 결정에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26일 노 전 대통령 별세 당시 청와대 대응은 이튿날(27일)까지 이어진 바 있다. 26일 오후 2시께 노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이 세간에 알려졌으나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었다.
이날(26일)이 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만남, 제22차 한-아세안 화상 정상회의,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던 날이기는 했으나 '전직 대통령 별세'는 모든 상황을 덮을만한 사안이었다.
청와대는 노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과 함께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앞서 그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대리 사과 등을 두고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 변호사는 이튿날(27일)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유언에 '5·18에 대한 사과'가 있었음을 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당일(27일) 오전 노 전 대통령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국가장은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회의가 심의하며 현직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청와대는 같은 날 오후 노 전 대통령 빈소에 문 대통령 명의 근조화환을 보냈고 애도 메시지를 냈다. 뒤이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을 하지 않은 것 외에는 사실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거의 모든 예우를 진행한 셈이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는 '5·18에 대한 사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12·12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의 주범'이라는 것은 같지만 노 전 대통령에 비해 전 전 대통령은 유언을 통해서나 가족 또는 측근을 통해서도 끝내 5·18에 대한 사과의 말은 전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당시 비자금을 조성한 죄로 받은 추징금을 완납한 것은 물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이를 통해 선출된 첫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 중 956억원을 미납한 채로 세상을 떠났고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면서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이나 심지어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23일) 문 대통령이 국빈 방한 중인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진행 중일 때 이견 없이 의견을 모으고 오후 2시30분 티타임 때 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 보고에 특별한 말없이 긍정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보고 당시 참모진들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전두환'으로 통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30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지만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박 대변인의 발표가 문 대통령을 주어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브리핑에 대통령의 뜻이 담겨있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의 메시지임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또 이날 발표가 '추모 메시지'인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브리핑 제목이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대변인 브리핑'이다. (노 전 대통령 땐) '노태우 전 대통령 추모 관련 대변인 브리핑'이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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