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코로나 사태가 대통령선거 자체를 삼켜버릴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내년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문재인 정부는 느슨해졌던 '방역 고삐'를 다시 바짝 죄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원인 중 하나가 정부의 'K방역'에 대한 국민적 호응에 있었다는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야당은 '코로나 주도권' 선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코로나 사태가 대선 자체를 삼켜버릴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며 "우리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방안을 스스로 도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15 총선에서 경험했듯이 당시엔 코로나19 사태가 초기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다"며 "일반 국민 심리는 불안하게 되면 믿는 것이 결국 정부다. 그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선거 자체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K방역'을 꼽는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념을 도입하며 대대적인 규제 드라이브를 걸었고, 대중도 국난에 맞서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해 여론에 큰 점수를 땄지만, 야권은 코로나19 대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광화문 집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표심이 이탈됐다. 여기에 K방역에 대한 국내외 찬사가 여론을 움직이면서, 민주당은 대형 악재였던 '조국 사태'를 딛고 180석을 차지하며 대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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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코로나 사태를 내년 대선의 '결정적 변수'로 인식하고 본선 초기부터 주도권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방역 대책의 허점을 비판하는 동시에, 규제 장기화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을 대변하는 행보로 여론에 가두리를 친다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식될 것 같은 인식을 갖고 안이하게 대응해 체계적인 대책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때그때 재난지원금이라고 해서 찔끔찔끔 지급하는 형태로 돼 왔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종합공약 1호로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를 발표하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 정부가 입증 책임과 배상 책임을 부담하고, 보상금과 치료비를 선(先)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패스'(방역패스)도 공략 대상이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 강제접종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백신 강제접종을 안 한다고 학습돌봄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면 맞벌이 부부는 어떻게 하느냐'고 호소한 한 학부모의 말을 전하면서 "백신 접종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민심'이 내년 대선을 좌우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지만, 여야 유불리 전망은 '안갯속'이다.

K방역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80%에 육박했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대선정국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평가는 사실상 '50 대 50'으로 엇갈리는 형국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정부 대응 평가'를 설문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7%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했다.

지난 총선 직전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73%, 부정 평가는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민심 지형이 180도 달라진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K방역 여론을 등에 업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확진자 발생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하지만 지금은 고강도 통제에도 신규 확진자는 연일 치솟고 있다. 정부 비판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대선까지 정부가 코로나 재확산 통제에 성공하는지에 따라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양당 모두 긴장 상황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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