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을 위해 자국민의 입국 조차 막고 있는 호주가 문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올해 한·호주 수교60주년을 기념해 성사된 원포인트 순방인 셈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다자외교 무대 참석 계기에만 호주와 다섯 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가져왔다.
해당 정상회담은 ▲2017년 7월 8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2018년 11월 17일 파푸아뉴기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019년 9월 25일 제76차 유엔총회 ▲2021년 6월 12일 영국 콘월 G7 정상회의 ▲2021년 10월 31일 로마 G20 정상회의 등이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임기 말 호주 국빈 방문이 성사된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양측의 상호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소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인 호주는 한국의 한 발 앞선 수소 생산·저장·운송 기술력에 관심이 많고 정부는 호주가 보유한 자원을 통해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국빈 방문에서 청정에너지, 인공지능, 디지털 통상, 우주 분야 등 신성장 협력 모델을 창출하고 공동 번영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 그린·블루 수소 생산협력, 수소 모빌리티 등 수소 경제에 관해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굉장히 많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3일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모리슨 총리와 한·호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호주 양국 간 협정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다.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 내외 주최 국빈 오찬도 예정돼 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전쟁기념관 및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식 선언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의 토대를 구축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14일 오전에는 호주 최대 경제도시인 시드니로 이동한다. 문 대통령은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 노동당 대표 면담에 이어 마가렛 비슬리 뉴사우스웨일주(駐)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이어 호주 경제인 초청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는 전기차·반도체 등 신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코발트와 반도체 핵심소재인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문 대통령은 시드니에서 모리슨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을 끝으로 주요 일정을 마무리 짓고 15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