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원조 1세대로 꼽히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60·사진)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새 대표로 내정됐다./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원조 1세대로 꼽히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60·사진)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새 대표로 내정됐다. 한투운용이 ETF전문가를 CEO(최고 경영자)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1년생인 배 부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종합금융에서 투자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SK증권을 거쳐 2000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옮겨 코스닥팀장과 주식운용팀장, 인덱스운용본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2002년 삼성투신운용(삼성자산운용의 전신) 재직 시절 국내 1호 ETF인 KODEX200을 선보인 인물이다. 배 부사장의 데뷔작인 KODEX200 ETF는 현재 4조5000억원의 국내 최대 주식형 ETF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배 부사장은 레버리지(부채), 인버스(기초지수를 반대로 추종), 곱버스(곱하기+인버스) ETF 등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ETF 아버지’, ‘패시브운용 1세대’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투운용은 ETF 시장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배 부사장의 영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ETF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 부사장이 이끈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년간 국내 ETF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업계 1위 ETF 사업자로 자리를 굳혀왔다. 현재 한투운용은 삼성·미래·KB에 이어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국내 ETF 시장은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2조원 규모였던 ETF 총자산은 1년새 36% 가량 확대돼 올해 71조원 규모로 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말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배 부사장 영입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여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배 부사장의 영입을 계기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