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터키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리라화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며 환율을 날뛰었고 주가는 급락하며 한 시간에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거래중단)가 발동됐다. 터키 중앙은행이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완전한 항복…자본유출 가속화"
이스탄불 증시의 보르사100지수는 17일(현지시간) 8.5% 급락해 올 3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주저 앉았다. 장중 7% 이상 급락하며 한 시간에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중앙은행이 4개월 연속 금리를 내리며 터키 증시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이날 중앙은행이 리라화 추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지만 실패하면서 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보르사 이스탄불 지수는 올해 리라화 기준으로 크게 올랐지만 달러 기준으로 보면 36% 폭락했다. 수익률은 세계에서 2번째로 최악이다.


메들리고문의 닉 스태드밀러 이머징마켓 디렉터는 "완전한 조건부 항복(투매)"라며 "터키인들이 자국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다는 것은 이 나라에서 국내자본 유출 추세가 가속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완화적 사이클을 시작해 4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5%포인트(p) 낮췄고,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의 달러 사재기를 촉발했다.

◇초인플레이션 공포…환율 17리라까지 치솟아


20% 넘는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터키 국채 역시 매도세에 휩싸였다. 10년 만기 터키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22.8%에 달해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이날 달러/리라 환율(리리화 가치와 반대)은 장중 8% 급등하며 17.07리라까지 치솟았다. 리라화 가치는 올들어 55% 폭락했는데, 지난 한 달사이에만 37% 주저앉았다.

금리 인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집스런 정책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인하로 대출비용을 낮추면 단기 수익을 좇아 유입된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고집스런 저금리 정책은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상승 압박을 배가하며 터키국민을 고통의 나락으로 끌어 내리고 있다.

신흥국 주식시장은 일반적으로 통화 평가절하에 대해 환호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일종의 헤지로 사용할 수 있고 대장주들은 대개 경화(달러를 비롯한 기축통화) 매출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라화 환율의 고변동성으로 인해 터키 증시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런던소재 앰브로시아캐피털의 리차드 세갈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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