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세계시민선언이 지난 20일 '설강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세계시민선언 페이스북 캡처
방영 2회만에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린 JTBC 드라마 '설강화'가 제2의 '조선구마사' 사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설강화'는 지난 1987년 서울 한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 상태로 뛰어 들어온 대학생 수호(정해인 분)와 그를 치료해 준 영로(지수 분)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지난 18일 첫 방영됐다. 

걸그룹 블랙핑크 지수의 첫 연기 도전작으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제작 단계서부터 간첩활동이나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를 미화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시놉시스 유출로 인해 극중 운동권 학생으로 위장한 남파 간첩이라는 설정이 문제가 됐고, JTBC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미 '설강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졌다. 
방영2회만에 정해인 지수 주연의 JTBC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JTBC 제공

조현탁 감독은 지난 1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역사 왜곡 논란에 선을 그었다. "북한이 언급되지만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것이 아니다. 북한 사람 그 자체를 다룬다"면서 "2008년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북한 분의 수기를 보고 영감을 떠올렸고 유 작가가 1980년대 대학생 시절 기숙사에서 겪은 경험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1987년을 배경으로 하지만 당시 군부정권,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 모든 인물, 설정, 기관은 가상의 창작물이다. 전체 이야기 중심에 수호와 영로,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위해 포커싱한 것"이라며 "작가님도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하기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미화는 없다. 토요일에 방송을 직접 보고 확인해줬으면 한다"고 입장을 내세우며 방송을 강행했으나 방송 2회만에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은 21일 오전9시 기준 30만명을 넘어섰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의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까지 나서고 있다. 앞서 '조선구마사' 사태를 지켜봤던 협찬사들은 발빠르게 손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SBS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역사왜곡 논란을 빚었고,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9일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21일 오전 9시10분 기준 3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설강화의 남자주인공 정해인이 전속모델로 있는 '푸라닭 치킨'부터, '설강화' 3대 제작지원사 중 하나인 P&J그룹 넛츠쉐이크, 헤어케어 브랜드 다이슨, 차 브랜드 티젠, 조스라운지, 도자기 브랜드 도평요,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패션 브랜드 가니송, 한스전자, 흥일가구, 밀리엔스 등이 지원을 철회했다. 심지어 비영리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오는 22일 서울서부지법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다고 공지했다.

세계시민선언은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다. 현재진행 중인 군부독재 국가들에 자칫하면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 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JTBC라는 파급력이 큰 채널을 통해 한국 민주화에 대한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고, 출연하는 스타 편을 들고자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 외국인에게 민주화 운동 관련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디즈니+에 ''스트리밍을 중단하라'며 항의 메일을 보낸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역사왜곡 논란에 제2의 조선구마사 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