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모든 직책을 내려 놓겠다. 미련없다"고 밝히며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2021.12.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손인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는 '초강수'를 던지면서 내부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비효율적인 선대위 체계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지만, 쇄신에 실패하면 '자중지란'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당 대표가 최고위원의 '항명 사태'로 하루 만에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는 일은 사상 초유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했다.

이 대표의 '폭탄선언'으로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 선대위의 '구조 슬림화'와 '지휘체계 개편' 필요성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이 대표가 사퇴를 선언한 대목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정확한 판단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본다"며 "최고위원이 당 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사태에서 보듯이 현재 선대위 체제로는 효율적인 대선 준비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사퇴 카드'를 너무 빨리 던졌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울산 회동으로 극한의 내홍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불과 보름 만에 내부 혼란을 가중하는 '극약처방'을 쓴 것은 대선 국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3선 중진 의원은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이 대표가) 그런 결정을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책임을 맡고 계신 분들이 이런 (사퇴)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당내 의원도 당혹스러운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나"고 쓴소리를 냈다.


다른 5선 의원도 "사실 이준석 대표의 사퇴 선언은 예상된 일"이라면서도 "서둘러 수습하지 않으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현 선대위가 후속 조처나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 갈등이 오늘의 이 대표의 선대위 직책 사퇴로 이어졌다"며 "걱정스러운 일이 결국 벌어졌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겸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조직 개편'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울산 회동'처럼 극적인 해빙 무드가 만들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분분하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사퇴를 불사하며 메시지를 던졌으니, 이제 윤 후보가 결심을 내려야 한다"며 "당초 약속했던 선대위 지휘체계의 전권(全權)을 김 총괄선대위원장에 넘기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선대위가 거듭나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위해 당 경선 때부터 일했던 인사들, 당내 중진들은 모두 지역구로 내려가 역할을 하거나 각 직능에서 뒷받침하는 슬림한 선대위로 재편해야 할 것"이라며 "대선후보와 당 대표, 총괄선대위원장이 직접 소통하는 효율적인 선대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찮다. '울산 회동'과 달리 선대위가 이미 출범해 기능을 하는 상태인 데다, '포용적 선대위' 구상이 확실한 윤 후보가 '실무형 선대위'를 선택하는 전향적 결단을 내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효율적 선대위'는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그 모델이 우리에게 적용 가능하냐는 다른 문제"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도지사도 했고 오랫동안 정치에 관여했기 때문에 자신의 통솔 아래 선대위를 끌어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윤 후보는 정치경력이 짧기 때문에 작은 선대위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확실하게 전권을 잡고 선대위를 끌어가는 체계가 만들어지면 해결되겠지만,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순순히 물러날지도 의문"이라며 "결국 이 대표가 던진 화두는 맞는데, 해결 방법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극약처방론도 나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 구성이 어떠하고, 누가 있고 없고 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에게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뿐"이라며 "그래서는 결국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를 잃는 결과밖에 더 오겠느냐"고 했다. 이어 "대선까지 후보 중심으로 정권교체만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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