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지만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격 사면 카드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환영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야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여야 모두에게 흑과 백 양면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與, 文 전격 발표에 당혹 속 "이재명엔 큰 문제 없을 것"
25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24일) 발표된 특별사면은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사전교감 없이 문 대통령의 고심 끝 전격 발표됐다.
사면발표 직전인 오전 9시쯤 송 대표에게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화를 걸어 내용을 통보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후보, 송 대표 등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문 대통령의 국민통합을 위한 고뇌로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면에 부정적인 국민과 당 지지층의 정서를 감안해도 흔쾌하게 환영 입장을 내기 어려웠다는 게 복수의 당 관계자들의 해명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향후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면은 후보 책임이 아니라 정확히 문 대통령 혼자 결정한 것으로, 후보에 대한 원망보단 문 대통령에 대한 원망은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야권은 아직 화학적인 결합이 안 됐는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으로 곤혹스러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 후보가 사면을 언급하거나 제안했으면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겠지만, 후보가 아닌 문 대통령이 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사면 사실을) 알았느냐 몰랐느냐에 따라 역풍이 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진짜 몰랐다면 문 대통령이 친문 지지자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野, 환영 속 尹 책임론·이명박 제외에 분열 우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환영하고 있지만 윤석열 후보가 이른바 '박근혜 칼잡이'였다는 점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두고 내심 복잡한 분위기다.
윤 후보는 전날 "우리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늦었지만 환영한다.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통합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부의 조속한 사면 조처를 촉구했다.
친이(친이명박)계에선 이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빠진 점을 두고 '야권 분열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단합'을 외치며 끌어안기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여권과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윤 후보의 '책임론'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정권교체' 외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없기에 현재 정권교체를 위해 뛰고 있는 윤 후보에 방해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야권의 경우 내분이 발생한 상황인데 여기에 친이계와 친박계 간 갈등이 더해진다면 복잡한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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