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철 기자,이준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이번 사면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면으로 민주 진영 내 '역풍'과 국민의힘의 '적진 분열'로 인한 반사효과 모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사면발표 이후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면의 영향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과거 국정농단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맡았고,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는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불허하는 등 '악연'이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선 맞춤형 특사라고 본다. 이 후보의 지지율보다는 국민의힘 분열로 인한 반사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 국민의힘에 내분이 발생한 상황인데 여기에 구(舊) 친이계와 친박계 간 갈등까지 더해진다면 상황은 상당히 복잡한 국면으로 갈 수 있고, 일부 친박계에서는 후보 교체론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사전교감이 없었고 문 대통령 혼자 사면을 결정했다고 해야겠지만, 민주당과 사전교감이 있을 수도 있다"며 "요즘 민주당이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사면으로 인해 중도 외연 확장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계산도 하긴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사면이 오히려 민주당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이 이번 결정으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적진 분열이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박 전 대통령이 풀려난다고 해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이 더 심화하거나 윤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며 "열린민주당 등 일부에서 반발 의견이 나오는데, 오히려 분열은 여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이 후보가 정말 사전에 사면을 모르고 있었느냐 여부다. 차기 후보를 의식한다면 (문 대통령이 이 후보에게) 귀띔이라도 해야 했을 것"이라며 "만약 이 후보가 이번 일을 진짜 몰랐다면 문 대통령이 이 후보와 일정 부분 선을 긋는, 친문 지지자들에게 주는 무언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사전에 조율된 사항이 아니라며 문 대통령의 독자적인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 내 직책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이같은 지지율 상승 추세가 바뀔까 봐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국민통합에 대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정치판에 비밀은 없다. 만약 문 대통령이 민주당·이 후보와 교감했다면 '짜고 친다',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며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으니 그의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정도고, 우리 지지자 중 강경파들은 '왜 풀어줬느냐'고 비판하는 정도"라며 "건강이 안 좋아서 사면됐고,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정치적 발언도 안 할 것으로 보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 정국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우리 지지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워낙 안좋다고 하니까 (사면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이 후보가 사면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라 크게 문제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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