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일단 의혹의 당사자가 전격적인 '대국민 사과'를 택하면서 허위 경력 기재 의혹 등으로 장기화된 '김건희 리스크'로 인한 '사과 정국'을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판단도 깔려 있다.
다만 김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입장문을 놓고 '용기 있고 솔직한 사과'라는 평가와 함께 '잘못을 명확하게 사과하지 않고 감성에만 호소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여론의 반응도 관건이 됐다.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씨는 지난 26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지난 14일 김씨 허위 이력 관련 첫 보도 이후 12일 만이고, 지난 15일 사과 의향을 밝힌 지 11일 만의 공식 사과다.
'공정과 상식'을 앞세웠던 윤 후보는 배우자의 '허위 경력' 의혹이 '채용 비리' 프레임으로 확산하면서 오히려 여권에 '내로남불' 등 역공의 빌미를 제공하며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로 선대위 내홍이 재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악재를 하나라도 제거해야 한다는 선대위의 위기감이 이번 대국민사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후보의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날(26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서 ±3.1%)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가 CBS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를 한 결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6%,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7.7%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 야권에 유리한 상황임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머무는 배경으로 후보의 각종 실언, 선대위 내 갈등, 부인 허위경력 의혹 등이 지목돼 왔다.
김씨의 공식 사과 시점을 내년으로 늦추긴 어려운 상황에서 전날 사과는 적절한 시점이었다는 당내 평가는 있다.
지지율 하락 속에서 여권에서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데다, 윤 후보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면서 장기화 되고 있는 '사과 정국'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선대위 수뇌부의 판단도 있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모든 의혹이 해결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면으로 사과를 하거나 사과 시점이 내년 초로 넘어간다면 지지율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수도 있었다"며 "이번 사과로 윤 후보에겐 정치적인 득실이 있겠지만 여론의 추이를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씨의 사과를 놓고 '감성'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의혹에 관한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점은 사과 자체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식 사과가 의혹 제기 이후 10여일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 데다 김씨가 문제가 됐던 허위 이력 부분을 적시하지 않고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는 한 마디로 뭉뚱그렸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혹에 대한 해명 대신 남편인 윤 후보와의 첫 만남과 결혼 후 유산 등 사적인 얘기를 언급한 것도 진정성 측면에서 비판을 받는 부분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김씨의 사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까"라는 댓글을 달고, '집 떠난 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글쎄요"라고 답했다.
여당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혹평을 쏟아내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사과 시즌 2"라며 "사과가 아니라 검증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선포하고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김씨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기본이 안 된 기자회견", "신파 코미디 같은 황당 기자회견"이라고 일축했다.
남영희 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그동안 제기된 김건희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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