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슬로건으로 '공정 경제'를 내세웠다. 김 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 '경제민주화'의 확장 버전으로, 경제적 약자를 집중 지원해 경제 회복과 시장 균형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김 위원장은 28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석열 하면 공정이 대표 브랜드 아닌가"라며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윤석열의 공정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공정이 제일 안 지켜지는 곳이 바로 경제 분야"라며 "경제 양극화가 심각하고,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황폐화된 자영업자의 수만 약 700만명, 그 가족까지 합치면 2000만명에 달한다. 이러한 경제 불공정 상황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는 '공정 경제 방안'을 만들어야만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공정 경제' 구상에 대해 "경제에서 공정성을 확보해야만 우리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도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내가 과거에 주장했던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실질적으로 공정 경제가 탄생하고, 공정 경제가 이뤄져야만 소위 '포용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종합하면 '공정 경제'와 '경제민주화'는 사실상 하나의 경제철학이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지나친 독과점을 막고, 경제주체 간 불균형을 해소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현한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평생 경제민주화의 실현을 추구해왔다.
다만 '공정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안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보다 한 단계 발전한 개념이라는 것이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제민주화가 '경제주체 간 불균형 해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면, 공정 경제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집중적이고 두꺼운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10년 전 경제민주화를 주장했을 때는 경제주체 간의 법적·제도적 불균형을 보정하는 수준의 내용을 담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며 "실제 손해를 본 자영업자, 주식시장에서 약자인 개미투자자를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경제'의 이같은 방향성은 김 위원장의 '손실보상 100조원' 주장과 윤석열 후보의 '자본시장 정책공약'에도 녹아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매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을 실효성 있게 보전하려면 100조원 이상의 기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27일 발표한 '자본시장 공정회복 정책공약'도 개미투자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과 내부자 대량매도 제한을 통해 선량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는 내용이 골자다.
일각에서는 공정 경제가 국가의 시장 개입을 전제로 하는 탓에 윤석열 후보의 '작은 정부' 구상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공정 경제는 정부의 개입을 '경제적 약자 지원'에 제한하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정부에 가깝고, 문재인 정부와 차별된다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공정 경제는 국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서 일일이 모든 것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약자만을 두껍게 집중 지원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도 19세기 자유방임 민주주의가 아닌 21세기 민주주의다. 두 사람은 공정 경제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공정 경제를 비교하면서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똑같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정작 피해를 입은 약자에게는 지원이 상대적으로 덜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되, 약자에게 두껍고 집중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공정 경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소위 자유라는 것은 21세기 자유이지, 19세기적 방임주의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승자독식의 자유가 아닌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실질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고, 기본적으로 복지는 자유의 본질 요소로 다 포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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