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터닝 포인트: 나사(NASA)가 화성에서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대담한 노력의 일환으로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를 착륙시켰다.
인류의 화성 탐사는 다음 세대에 더 나은 내일을 물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희생하며 앞으로 나아간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2021년 2월 18일 1t짜리 탐사 로버가 각종 과학 장비와 도구를 잔뜩 싣고 화성에 착륙했다. 그 이름은 바로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다.
퍼서비어런스의 임무 목표는 명확했다. 화성에서 35억 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에 있는 북미 최대 산정호수인 타호호수(면적이 서울의 약 80%에 이른다)만큼 방대한 물과 수로들로 가득했던 ‘예제로 크레이터’의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물이 있던 시절 존재했을지 모를 미생물의 흔적을 찾고 암석과 토양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 구체적인 임무다.
퍼서비어런스가 ‘옥타비아 E. 버틀러 착륙점’에서 지구로 보내온 첫 사진에는 널브러진 풍경과 소용돌이치는 모래바람이 보였다. 어릴 때 읽던 공상과학(SF) 소설이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모든 위대한 탐험가들과 마찬가지로 퍼서비어런스도 혼자가 아니었다.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Ingenuity)도 함께였다. 인제뉴어티는 지구 밖 다른 행성에서 띄운 최초 비행체로,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날아 화성 표면을 항해했다.
나는 엔지니어로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과정에 계속 참여해 왔다. 퍼서비어런스와 인제뉴어티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우리 제트추진연구소(JPL) 팀의 지속적인 노력이 빚은 결과물이다. 이번 임무를 위해 지난 몇 년간 수없이 많은 시간 노력했고 기술적 장벽, 개인적 한계, 심지어 전 지구적 도전까지 극복해 왔다. 이 모든 것은 인류 탐사 기록의 다음 장을 쓸 날을 위해서였다.
이 같은 인류의 획기적 순간이 일어나기까지는 많은 길과 선택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 각자의 탐험 스토리가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나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되돌아볼 순간이 많았다.
나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건설 현장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였지만, 자식들에게는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수년 전 나는 우리 안토니아 할머니(애칭 나나 토니타)를 제트추진연구소 오픈하우스로 모셨다. 할머니는 늘 배움을 사랑하고, 특히 우주를 좋아하셨다. 우리가 작품을 공개했을 때 할머니는 로봇들이 바깥을 돌아다니며 방문객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시곤 활짝 웃으셨다. 그러고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내가 결코 잊을 수 없을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셨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멕시코를 떠나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봉제공장이 밀집한 LA 가먼트 지구에서 일했다. 불법 이민자이다 보니, 먹고사는 문제와 추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끊임없이 그들을 따라다녔다. 어느 날 이민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체포해 수속 센터로 데려갔다. 할머니는 그때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달 탐사를 간다는 것이 너무 꿈만 같아서 경이로웠다는 것이다. 수년이 흘러 우리 연구소에 오신 일도 여전히 꿈만 같았을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비밀로 간직해 왔다.
지난 2월 퍼서비어런스가 착륙을 몇 초 앞두고 화성 대기권으로 추락했을 때, 나는 줌(Zoom)으로 함께하던 가족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가족들은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가족들이 환호할 때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할머니는 “우리가 화성에 왔네”라며 “우리가 탐험가가 됐구나!”라고 말했다.
나는 할머니가 들려준 아폴로 우주비행사 이야기가 떠올랐다. 결국 모든 것은 돌고 돌아 한 곳에서 이어졌다. 우리 대부분은 할머니와 같은 이민자의 후손이다. 할머니와 같은 이민자들은 세상에 자신들을 위한 뭔가가 더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더 많은 기회, 혹은 교육이나 안전을 찾아왔든, 그들은 미지의 세계로 용감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들은 모든 것을 걸었고, 뭐든지 처음 해보는 도전들에 맞섰다. 투쟁과 성공을 통해 다음 세대의 정착지를 마련했고, 우리가 따르고 닦아나갈 길도 냈다.
할머니가 내 패스파인더(1997년 7월 4일 화성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한 최초의 화성 탐사 로버)였다면, 나는 할머니의 퍼서비어런스인 셈이다.
나는 의인화한 로봇 탐사선(탐사 로버)이 우리 생각보다 더 인류와 닮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탐사 로버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세대를 잇는 탐험가를 배출해 왔다. 화성 탐사에 관해 우리는 이미 수년 전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 스피릿, 큐리오시티가 세운 토대 위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사된 퍼서비어런스와 인제뉴어티는 가능성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 아이디어, 상상력을 한데 엮어나갈 것이다. 바깥세상을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줄 신기술을 설계하고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계속해서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크리스티나 디아스 에르난데스는 나사(NASA) 제트 추진 연구소의 탑재 시스템 엔지니어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관련 7개의 장비 중 3개를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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