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정부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2021.3.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결국 '고발사주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다. 다른 주요 사건들도 별다른 진척 없이 표류 중이라 출구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은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손 검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 자리에 있던 2020년 4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면서 성모 검사와 임모 검사에게 범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한 뒤, 이를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김 의원이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가 붙은 텔레그램 메시지로 문제의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파일을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전달한 것을 근거로, 손 검사와 김 의원을 공범 관계로 의심하고 있다.

또 김 의원이 조성은씨에게 보낸 실명 판결문을 성모 검사와 임모 검사가 열람한 사실을 바탕으로 대검 수정관실에 고발장 작성자가 있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고발장 작성자를 명확히 특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려면 그가 부하 직원에게 의무에 없는 '고발장 작성 행위'를 시켰는지가 핵심이다.


게다가 중간 전달자가 있더라도 최초 전달자의 이름만 꼬리표처럼 남는 텔레그램 특성상 '손준성 보냄' 표시가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최종 전달했다는 직접 단서가 될 수는 없다.

이런 점을 비춰볼 때 손 검사와 김 의원을 재판에 넘긴다고 해도 유죄 입증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수처가 윤 후보를 무리하게 기소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손 검사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2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김 의원의 경우 기소하는 게 맞다고 판단하더라도 죄목에 따라 직접 기소할 수도, 검찰에 넘길 수도 있다.

공수처는 법상 검사, 판사, 경무관 이상의 고위 경찰만 직접 기소할 수 있지만 이들의 공범도 함께 기소할 수 있다. 당시 국회의원 후보 신분이었던 김 의원은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권한이 없지만 손 검사의 직권남용 위반 혐의의 공범으로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있다.

하지만 공수처의 직접수사 대상이 아닌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검찰에 이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공수처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판사사찰 문건 작성 의혹', '이성윤 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은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윤 후보와 손 검사가 입건돼있는 '판사사찰 문건 작성 의혹'은 손 검사가 건강 악화로 입원하면서 소환조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은 공수처가 유출자로 의심했던 수원지검 수사팀의 관련성을 대검 감찰부가 직접 부인하면서 동력을 잃은 상태다.

앞서 공수처는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 자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이 때문에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아직 공수처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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