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지난해 12월31일 가해자 체포 전 현장에 갔지만 철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 소재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가 자수하기 약 7시간 전 현장에 갔지만 범행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채 돌아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오전 2시10분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어떤 남자가 누나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여성폭력 범죄를 의심해 출동했으나 신고자는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죄)를 받는 센터 대표 A씨(40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에 A씨의 누나는 없었고 A씨와 피해자 B씨만 있었다. 만취해 있던 A씨는 경찰관에 "누나가 맞고 있다는 식으로 신고한 사실이 없다"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그 사람과 싸웠는데 현재 도망갔다"고 횡설수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구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면서 "내가 나중에 따로 남성을 고소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은 당시 센터 바닥에 누워있던 B씨의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어봤지만 그가 자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A씨 역시 B씨에 대해 "이번 사건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으니 건들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은 A씨가 신고 내용을 부인하고 현장에서 별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자 철수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9시쯤 다시 경찰에 "자고 일어나니 B씨가 의식이 없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 "B씨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B씨가 음주운전을 하려고 해 이를 말리다가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A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B씨 사망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소견을 토대로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과수는 "긴 플라스틱 막대에 찔려 장기가 손상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70㎝ 길이의 막대를 고의로 몸 안에 찔러 넣은 것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보고 혐의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경찰 출동 당시 숨진 상태였는지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