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근저당권설정자와 근저당권자가 합의를 통해 피담보채무를 변경할 수 있고, 이때 후순위저당권자의 승낙을 받지 않아도 변경계약의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농협은행이 A사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 사건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근저당설정자와 근저당권자의 합의로 채무의 범위 또는 채무자를 추가하거나 교체하는 등 피담보채무를 변경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변경된 채무가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담보채무의 범위 또는 채무자를 변경할 때 이해관계인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B사와 중소기업은행은 변경계약을 통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온렌딩시설자금 외에 중소기업자금 대출채무를 추가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피담보채무의 범위를 변경할 때 후순위저당권자인 원고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고, 피담보채무의 범위는 부동산등기법에 정한 근저당권 등기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당사자 합의만으로 변경의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온렌딩시설자금과 중소기업자금 대출채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은 변경된 피담보채무 내역을 심리해 피고가 채권액을 초과해 배당을 받았는지 심리했어야 한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중소기업은행은 2013년 7월5일 B사 소유 토지에 채권최고액 43억3200만원인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했다. 농협은 2014년 4월20일 같은 토지에 채권최고액 18억원인 2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했다.
이후 중소기업은행 앞으로 3,4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그 위에 신축된 건물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은행과 농협 앞으로 4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됐다.
중소기업은행은 B사에 근저당권설정일인 2013년 7월5일 온렌딩시설자금을 대출한 것을 비롯해 중소기업자금 대출 등 총 22건의 대출을 해줬다.
중소기업은행은 B사와 2015년 11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를 변경하기로 합의하는 근저당권설정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변경계약의 내용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를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온렌딩시설자금과 중소기업자금 대출거래로 말미암아 현재 및 장래에 부담하는 모든 채무'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중소기업은행은 토지와 건물에 관해 경매를 신청했고, A사는 경매절차 진행 중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B사에 대한 대출채권과 근저당권을 양수했다.
경매법원은 배당기일에 배당금액 약 73억7100만원에 대한 배당표를 작성하면서, 2순위 근저당권자인 A사에게 채권금액 43억3200만원을 배당하고, 3순위 근저당권자인 농협에 13억5772만원을 배당했다.
농협은 "근저당권 피담보채무는 설정일인 2013년 7월5일 발생한 온렌딩시설자금 대출채무에 한정되는데도 불구하고 경매법원이 다른 대출채무도 포함된다고 봐 A사에 43억원을 모두 배당했다"며 "채권채무액 중 배당받지 못한 나머지 4억4227만원을 달라"며 배당이의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농협의 주장을 받아들여 "A사에 대한 배당액 중 4억4227만원을 원고에 대한 배당액으로 경정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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