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랩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안랩은 지난 7일 기준 전 거래일과 비교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7.8배 증가했다. 거래소는 특정 기업에 공매도가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해당 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 경우 공매도 거래는 하루 동안 금지된다.
안랩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해 12월30일 기준 95억8756만원에서 지난 5일 257억5808만원으로 168% 가량 치솟았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 잔고도 증가했다. 지난해 12월30일 안랩의 대차잔고 수주는 6398억1800만주 수준이었지만 지난 3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했다는 소식 다음 날 안랩의 대차잔고 주수는 1조753억9800만주를 넘어섰다.
안랩은 정치 테마주로 엮이며 선거철마다 주가가 급상승한 종목이다. 안랩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창업한 회사이자 대주주로 있다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다. 안 후보는 안랩의 지분 18.6%를 보유했다. 본인이 자산 50%가량을 출연해 만든 동그라미재단(구 안철수 재단)의 지분(9.99%)까지 합치면 안 후보의 지분은 28.59%다.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선 안 후보 지지율 급등 소식이 나오자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1200원(1.21%) 오른 10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10.82% 상승한 10만9600원까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안랩의 주가는 크게 요동친 바 있다. 오세훈 후보의 당선 확정 이후엔 15% 넘게 급락했다. 그보다 더 앞선 18대 대선 당시에도 안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랩의 주가는 7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랩 직원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회사가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보안 전문기업으로서 안랩의 사업활동이나 본질 가치에 대한 주목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안랩이 사업 실적으로 평가받지 못한 채 정치 테마주에 편승해 단기차익만 노리는 투기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안랩은 2021년 3분기 매출액 502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1~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9.5% 늘어난 1399억원, 2.2% 감소한 138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 같은 호실적은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선 안랩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안 후보가 들고 있는 안랩의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매년 성장하는 기업 지분을 안 후보가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랩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찾기 위해선 지분정리를 통한 안 후보와의 거리두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안 후보가 지분을 계속 들고 있을 경우 테마주 성격상 주가 변동 리스크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