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림픽은 전 세계의 스포츠 선수들이 참여해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다. 성별은 물론이고 나이의 많고 적음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실력과 열정이 허락한다면.
하지만, 아무리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해도 무한한 기회가 주어질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올림픽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스타로 발돋움할 디딤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동안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정리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크로스컨트리 이채원(41·평창군청)은 후자에 속하는 사례다. 이미 5차례 올림픽에 나섰던 이채원은 2022 베이징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이채원은 국내 크로스컨트리의 '전설'이다.
무려 20년 전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이채원은 2018년 평창 대회 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가 이번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채원은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면서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을 이루게 됐다.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6회 출전은 동·하계를 통틀어 이규혁(44·빙상), 최서우(40), 최흥철(41), 김현기(39·이상 스키) 등 4명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그중 이규혁과 최서우, 김현기는 이미 은퇴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최흥철의 경우 현재까지 스키점프 월드컵 성적으로 볼 때 베이징 대회 출전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채원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채원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 따낸 금메달만 78개다. 국내 최강자라는 의미다.
신장 154㎝의 비교적 단신인 이채원은 스피드와 체력 그리고 근성에서 유럽 선수들에 밀리지 않으며 국제무대에서도 선전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서는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지만 2014 소치 대회 당시 30㎞ 프리 36위로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올림픽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4년 전 평창 대회때는 15㎞ 스키애슬론 57위, 10㎞ 프리 51위의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현실적으로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현실적인 이채원의 목표는 소치에서처럼 3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채원이 '은퇴'를 못 박아두지는 않았으나 40대에 들어선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쇼트트랙 곽윤기(33·고양시청)는 '더 이상 뒤는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대회에 나선다.
곽윤기는 연세대에 다니던 2009년 4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곽윤기는 밴쿠버 대회에서 쇼트트랙 남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2014 소치 대회 때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고, 2018 평창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베이징 무대에서 대표팀의 맏형이자 단체전 멤버로 후배들을 이끄는 곽윤기는 밴쿠버 대회 이후 12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24개의 금메달을 따낼 만큼 강했다. 평창 대회에서는 쇼트트랙에서만 3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심석희의 '동료 험담' 사태로 대표팀의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럴 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곽윤기의 존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후배 선수들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곽윤기는 지난 5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지난 두 번의 올림픽은 매우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지금은 시야를 넓게 보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것 같은데 꿈의 무대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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