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근육에 바늘을 삽입하는 IMS(Intramuscular Stimulation·근육내 자극치료법) 시술은 한방 의료행위 '침술'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의료법위반으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이 재판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한의사협회는 당시 "김씨가 한방의료행위를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김씨를 의료법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김씨는 디스크나 허리저림으로 찾아 온 환자들에게 근육과 신경쪽에 30~60mm 길이의 침을 꽂는 방법으로 시술했고, 검찰은 김씨가 한의사가 아닌데도 한방 의료행위를 했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다.
김씨는 재판과정에서 "IMS시술을 한 것이지 한방 의료행위인 침술을 한 것이 아니므로 의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심은 2013년 11월 "IMS시술이 한방의료행위인지 여부는 양의학계와 한의학계가 서로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하고 있다"며 "IMS시술이 양의사가 시술할 수 없는 한방의료행위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2014년 2월 "IMS시술과 침술은 침이라는 치료수단을 사용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 이론적 근거나 시술부위, 시술방법에 있어 구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침이라는 치료수단을 사용한다는 사정만으로 IMS시술을 한방의료행위인 침술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4년 10월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 재판부는 "기록상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환자의 어느 부위에 시술했는지 제대로 알수 없다"며 "피고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A씨는 '환자들의 제보를 받아 병원을 받문했을때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침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원심은 구체적 시술방법과 시술도구에 관해 면밀히 심리해 IMS시술이 한방 의료행위인지를 가렸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지 IMS시술을 한방 의료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사건을 돌려받은 부산지법은 심리 끝에 2015년 12월 김씨에게 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환송후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환자의 허리부위에 침을 놓았는데, 침이 꽂혀있던 부위는 통상적으로 IMS에서 시술하는 부위인 통증유발점에 해당하고, 꽂혀있던 방법도 하나의 바늘을 근육부위에 깊숙이 삽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방에서는 경혈에 침을 놓기 위해 주로 짧은 침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피고인은 주로 30~60mm의 시술용 침을 사용했던 점, 삽입한 침에 전기자극을 가해 치료한 점, 피고인은 IMS정규강좌를 수강한 적은 있으나 한의학적 이론에 대해서는 지식을 따로 습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살펴보면 피고인의 시술행위를 침술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최근 대법원에서 다시 파기환송됐다.
대법 재판부는 "침을 이용해 질병을 예방, 완화, 치료하는 침술행위는 한의학에 따른 의료행위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이라며 "수천 년의 오랜 전통을 이어 온 침술행위는 한의학의 현대적 발달에 따른 새로운 이론의 등장과 시술방법의 개발에 따라 침을 놓는 부위와 침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고, 전기적 자극을 함께 사용하는 침술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환자에게 IMS 시술용 침을 근육 깊숙이 삽입하고 전기자극을 가하는 시술을 했다"며 "그런데 피고인이 시술 전 시술부위를 찾는 검사의 과정이 침술행위에서 침을 놓는 부위를 찾는 촉진(觸診)의 방법과 어떠한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지 알기 어렵고, 오히려 전체적으로 그 유사한 측면만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침술행위에서 침을 놓는 부혈위(穴位)는 경혈에 한정되지 않고, 경외기혈, 아시혈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아시혈은 통증이 있는 부위를 뜻하는 것으로, IMS 시술 부위인 통증 유발점과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사용한 IMS 시술용 침은 한의원에서 널리 사용되는 호침과 길이, 두께, 재질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전기자극기에 의한 전기적 자극은 전자침술, 침전기 자극술 등 한방 의료행위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시술방법이 침술과 구별되는 본질적인 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시술행위는 한방 의료행위인 침술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기보다는 오히려 유사하다고 보인다"며 "그런데도 원심이 피고인의 시술행위가 한방의료인 침술행위에 해당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2심 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김씨는 6번째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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