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관련 개인정보를 불법수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남 전 원장은 검찰이 '국정원 댓글 공작의혹'을 수사하던 2013년 채 전 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첩보를 듣고 국정원 정보관에게 혼외자의 가족관계와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해 개인정보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명시적인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이 사건 첩보는 우연한 기회에 수집된 것이고,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다면 채 전 총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첩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했을 텐데 그런 증거는 없다"면서 남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문정욱 전 국장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지위와 권한을 함부로 이용해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면서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정원 직원 송모씨에겐 벌금 500만원, 서초구청 가족관계등록팀장이던 김모씨는 벌금 100만원, 불법정보 수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2심도 "1심의 다양한 논거와 항소심 추가 논거를 봤을 때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남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 전 차장과 문 전 국장에 대해서도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서초구청 공무원 김씨의 위증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가 확인되고 흘러가는 과정, 본인 진술의 명확성을 봤을 때 1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은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씨에겐 위증 혐의로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앞선 확정판결이 이미 있다는 이유로 면소로 판단됐다.
조 전 행정관에게는 "피고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위증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법정에서는 증인을 상대로 사실만 확인해야 하는데 사실과 의견, 평가가 혼합돼 경계가 모호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부 진술에 문제가 있더라도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은 같은날 채 전 총장의 혼외자 관련 정보를 유출한 공무원들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조이제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은 2013년 6월 국정원 직원 송씨와 조 전 행정관의 부탁을 받고, 채모군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조 전 행정관, 송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송씨는 채군이 다니던 초등학교 관계자로부터 채군의 재학사실과 부친이름을 제공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송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조 전 국장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조 전 행정관에게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조 전 국장이 조 전 행정관의 부탁을 받아 채군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알려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가 조회된 시간과 조 행정관이 조 국장에게 부탁문자를 보낸 시간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조 전 국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 조 전 행정관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송씨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혐의를 인정한 만한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 전 국장을 통해 채군 개인정보를 열람했다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채군이 다니고 있던 초등학교에서 개인정보를 취득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