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보편적 기준에서의 노인(만 65세 이상)도 왕성한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70세까지도 중년의 범위에 들어간다는 의견이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인식하는 노인연령 기준은 평균 70.5세로 나타났다. 70~74세는 돼야 노인이라는 비중이 52.7%로 가장 많으며 80세 이상이라는 비중도 6.5%에 이른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의 노후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취업률이 낮거나 취업이 늦어지면서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노년기에 일을 계속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201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고령자(만 60세 이상)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 및 배우자 부담’이 69.9%로 가장 높고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이 17.7%로 나타났다.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이 10년 전 31.4%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은 스스로 해결한다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고령자가 계속 일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58.7%)’이 가장 크지만 ‘일하는 즐거움(33.2%)’도 무시할 수 없다. ‘100세 시대’에 60대에 은퇴하더라도 인생의 반환점을 막 지난 것일 뿐이다. 은퇴 후의 삶은 연장전이 아니라 인생 후반전이 되는 셈이다.
김병숙 교수의 저서 ‘은퇴 후 8만 시간’에 따르면 한국인은 60세 은퇴 전까지 8만 시간 정도 일한다. 인생 2막인 노년기에도 직장생활과 비슷한 8만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60세에 은퇴 후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하루 여가시간 11시간 중 절반을 일할 경우를 가정해 산정한 시간이다.(은퇴 후 8만 시간 = 11시간×365일×40년×50%)
인생 2막의 8만 시간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만 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시간이다. 생활비 마련 이외에 다른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 은퇴 후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은퇴자들은 퇴직 후 필요한 요소로 ▲돈 ▲건강 ▲일자리 ▲여가활동 ▲관계 ▲공부하기 등을 꼽는다.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기 보다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가 필요하다.
일자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복의 열쇠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면 급격한 소득의 감소를 완화시켜 주고 생활비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사회활동이 연장되면서 인적 네트워크와 사회적 유대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으며 퇴직 후 자기의 경험과 역량을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면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역으로 일할 동안에 도전할 수 없었던 가슴 설레는 인생 2막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최근 은퇴하는 세대를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존 시니어에 비해 학력 및 소득이 높고 인생 2막을 자기실현의 기회 또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등 기존 시니어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 2막에는 일 이외에도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공동체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보고 새로운 꿈을 향해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 마음가짐에 따라 나이라는 한계에 갇힐 수도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은퇴 후 인생 2막, 새로운 삶에 도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