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경제·금융 연구기관, 시중은행 등과 함께 소상공인 부채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고 위원장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종료시한이 대략 두달 뒤로 다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까지 272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에 금융 지원책이 적용됐다. 이중 만기 연장은 258조2000억원, 원금 유예는 13조8000억원, 이자 유예는 2354억원으로 집계됐다.
고 위원장은 "우리나라 자영업(757만개사·551만명)은 기업의 87%, 경제활동인구의 21%로 우리경제의 기초체력에 해당한다"며 "최근 2년간 코로나19 위기는 대면업종 위주의 국내 자영업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며, '보건 위기'가 '자영업 위기'로 확장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채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자영업자 부채는 29.6%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6000억원에 달한다.
고 위원장은 "이러한 금융지원은 근원적 해결방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적극적 유동성 지원으로 자금애로 해소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자영업자가 상환해야 할 빚이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며 "상환여력이 낮아진 잠재부실 채권이 지속 누적되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종료시 자영업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고 위원장은 "2개월 뒤의 정책환경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 전개양상이 여전히 유동적이고 국내외 금리인상, 미 조기 테이퍼링, 중국 경기둔화 등이 가시화되는 등 경제·금융여건은 녹록치 않다"며 "자영업자의 '위기대응여력 확충'과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위험관리 강화'라는 서로 다른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예정대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는 오는 3월 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종료시점까지의 코로나19 방역상황, 금융권 건전성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 위원장은 정상화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이 급격한 일시상환 부담을 겪거나 금융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재 금감원 등과 함께 자영업자의 경영·재무 상황을 MRI 찍듯이 미시분석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맞춤형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과 산업 내 잠재부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과감하고 선제적 채무조정 시행 등을 통해 '건전성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금융회사들 역시 자영업자 대출 부실 등에 따른 부정적 충격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충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