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3·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파열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원팀'이 완성되기도 전에 홍준표 의원의 공천 요구 사실이 드러났고,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를 거절하면서 대표적인 뇌관이었던 공천 문제가 벌써 표면화돼 당을 일순간 뒤흔드는 모습이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 의원은 윤 후보와 단독 회동(지난 19일) 직후 '청년의꿈' 홈페이지에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을 입증할 만한 조치를 하고,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선언하면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하겠다는 요구사항을 공개했지만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공천을 전략공천으로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의 공천 요구를 두고 당 안팎에서 '밀실 공천 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윤 후보는 전날(20일) "공천은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을 해서 위원회에 맡기고, 저는 공천 문제에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공개 거부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이 서울 종로에 전략공천을 제의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직접 만나며 해당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모습도 연출했다.
윤 후보는 최 전 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늘 (회동에서도) 최 전 원장과 (공천과 관련된) 대화를 한 건 없다"고 했고, 최 전 원장도 "종로 출마를 제가 홍 대표(홍준표 의원)와 사전 논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홍 의원을 겨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선대본부에서는 특히 홍 의원의 처가 비리 엄단 요구가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간 윤 후보가 충분히 관련된 주장을 해온 만큼 추가적인 대국민선언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윤 후보의 처가에 대한 대국민선언 등은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하고 핵심 요구사항은 '공천권 행사'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홍 의원의 이같은 제안은 무산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갈등이 결국 3·9 재보선과 6월 지방선거 공천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보선 공천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설치된 이후엔 알력 다툼이 본격화되면 더 큰 잡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등 대부분의 지역구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게 되면 당선에 유리한 상황이어서 공천을 둘러싼 당내 암투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금은 잦아든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도 공천을 두고 다시 표면화될 수도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당대표 취임 후 첫 공천권을 행사하는 선거이지만 윤 후보 측에서도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재보선 공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당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들이 재보선에 몰리면서 대선 전략과 공천이 한 데 섞이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대선 후보라 차기 권력자로서 공천을 모른 채 할 수도 없고 대놓고 관여할 수도 없어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대선이 두 달도 채 안 남았지만 겨우 갈등이 정리돼 가는 마당에 공천 갈등이 비화할까 다들 염려가 크다며 "가장 이상적인 원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갈등은 없어야 대선을 무난히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