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세계 최고를 달리는 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초미세 공정 경쟁력 유지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해외 경쟁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자 양사도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TSMC는 올해 반도체 설비에 최대 440억달러(약 52조70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며 미국 인텔도 전년보다 약 60% 증액한 280억달러(약 33조5000억원)를 올해 반도체 투자에 투입하겠다고 천명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에 전년 대비 약 10조7000억원 늘어난 43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극자외선(EUV) 기반 15나노미터(㎚) D램과 V6 낸드플래시(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등 첨단 공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평택과 중국 시안 생산시설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반도체 시설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메모리 제품인 14나노 D램과 '초고층 낸드'인 176단 낸드플래시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제고하고 이들 제품의 양산 라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생산라인 투자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GAA(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3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고 특히 D램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 13라인을 파운드리 생산라인으로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3조4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이를 상회하는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28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투자 규모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매입과 미국 R&D 센터 건설 등 인프라 투자로 인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EUV 장비 도입 등 초미세공정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위험 요인은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올해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반도체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는 부품 공급 리스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급망 이슈, 원·부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