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국민은행장./사진=국민은행
이재근 국민은행장(55·사진)이 이달 21일 취임 50일을 맞는다. 아직 임기가 첫 평가 기준점으로 삼는 100일의 절반을 지나 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시중은행 중 가장 젊은 행장으로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불어넣어 미래금융을 이끌겠다는 목표에 한발짝씩 다가가는 모습이다.

우선 이 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줄곧 주문해온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 행장은 10대 청소년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를 의식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Z세대 전용 금융플랫폼 ‘리브 넥스트’(Liiv Next)의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리브 넥스트에선 신분증이 없는 14~18세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으로 수수료 없이 입금과 송금을 할 수 있고 결제와 함께 자동화기기(ATM)에서 입출금을 할 수 있다. 이 행장은 이달 리브넥스트에 ‘인공지능 누구(NUGU) 기반 AI 뱅킹 서비스’도 탑재하며 SK텔레콤과 AI 협력 성과물을 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행장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KCB(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신용점수가 820점 이하인 사람, 옛 신용등급으로는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은행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해선 우량한 중·저신용자들을 선별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델(CSS)을 고도화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선 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리딩뱅크 라이벌인 신한은행이 음식주문 배달 플랫폼인 ‘땡겨요’를 출시함으로써 소비자, 자영업자, 배달라이더 등 씬파일러로 분류되는 고객들의 비금융 데이터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재근 행장 역시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 행장이 “신용평가모델(CSS)을 정교화해 7·8등급 고객도 어떻게 발굴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은행 간 성과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알뜰폰 사업 ‘리브엠’(Liiv M)에 뛰어들어 은행업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비금융 데이터 확보에 일찌감치 나섰다. 출시 2년여만에 가입자 수가 24만명을 돌파한 만큼 이재근 행장 역시 상당한 통신 데이터를 쌓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외부통신정보, 부동산 자산, 생활패턴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 ‘소매 신용평가 전략모델’을 지난 2020년 개발한 데 이어 상권 정보, 고객 리뷰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리브엠 서비스의 혁신 서비스 기한은 2023년 4월까지 약 1년2개월 남아 이재근 행장이 연속성과 지속성을 갖고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융 시가총액 1위’라는 본래의 위치로 반드시 복귀할 것이라며 취임일부터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낸 이 행장의 임기는 2023년말로 약 2년 남았다. 직원들에게 늘상 실행력을 강조하는 이 행장이 리딩뱅크의 승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