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오는 15일 본격적인 대선 선거운동이 막을 올리지만 여야는 막판 판세를 가를 '장외 변수'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에서는 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 Δ'적폐수사' 발언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후보의 대립각 Δ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까지 세 가지를 주요 변수로 꼽는다.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는 단연 '단일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면 어느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자 구도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가 대체적으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임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인 셈이다.
양측은 아직까지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윤 후보는 단일화에 나설 경우 '담판'으로 매듭짓겠다는 생각이나,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생각이 강한 상태다.
그러나 조금씩 단일화 가능성이 싹트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단일화'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후보가 꺼낸 '담판론'에 대해 "조건 없이 하는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로지 고독한 지도자 사이의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일말의 가능성을 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최적의 단일화 시기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보다 우세한 점을 고려할 때 두 후보간 '통큰' 결단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는 기존의 여의도 문법으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 현재 다자구도에서 지지율이 좋고 상승세이긴 하나 압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이런 종합적인 것들을 고려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결심한다면 윤 후보가 통크게 단일화를 먼저 제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완강하다. 언론에서 '단일화'와 관련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물밑접촉도 전혀 없다'거나 '안 후보는 대선을 완주한다'는 등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정권교체하려면 단일화는 필수이기 때문에 양측이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물밑접촉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국민의당의 지금 태도는 몸값을 높이기 위한 신경전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적폐수사'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나 박 전 대통령의 퇴원 후 '정치적 메시지'는 큰 파급력을 갖기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여야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집권 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거냐'라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문 대통령은 하루만에 대선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에 "법과 원칙에 대한 생각이 문 대통령과 다를바 없다"며 "윤석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고 사과를 에둘러 거절했다.
청와대는 윤 후보의 이런 입장에 대해 "사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며 관련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논란을 키우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도 본다.
후자의 경우라면 대선 막판 진보와 보수 진영 결집이 더 공고해지면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선택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문 대통령에게 40%의 지지를 보내는 국민과 일부 중도층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기하며 윤 후보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측면과, 윤 후보의 발언이 위법 정황이 발견되면 수사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인식에 현 정부의 '내로남불'을 더욱 비판하며 보수층과 중도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에 있는 한 주택을 본인 명의로 매입했는데 잔금 처리 일자는 22일이다. 따라서 22일이나 이후 이른 시일 내에, 늦어도 대선 전에는 병원에서 퇴원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때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윤 후보의 대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질 수도,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 윤 후보는 TK(대구·경북)에서 과거 국민의힘 후보들이 보여줬던 강력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힘을 싣는 메시지를 낸다면 판세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가 정치적 약점인 '박근혜 구속 책임론'에서 벗어나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인 의중을 내비치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탄핵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대선 막판 야권이 분열될 수 있어서다.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옥중 서신을 모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통해 과거사에 대한 용서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정무적 감각이 탁월한 정치인"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음모의 희생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인적 원한을 정치적 메시지로 표출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윤 후보가 승산을 굳혀가는 판국에서 박 전 대통령이 최소한 비판하는 메시지는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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