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올 들어 '한미일 3국 공조 강화'에 재차 외교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일관계 악화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100% 힘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12일(현지시간) 미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첫 공식 양자회담을 했다. 그러나 양측은 예상대로 일본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일제강점기 과거사 관련 현안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우리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결정한 데 대해 재차 항의와 유감의 뜻을 전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15년 일본 '군함도'가 세계유산에 등재됐을 당시 일본 측이 '조선인 강제노역을 대내외에 알리겠다'고 한 약속이 여태 이행되지 않단 사실 또한 지적했다.
정 장관은 외에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당국 간 협의와 일본 측의 조속한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철회를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하야시 외무상은 "사도광산에 대한 한국 측의 독자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징용·위안부 문제는 한국 측이 책임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징용·위안부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를 통해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 그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한미일 회담에 앞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정리한 새로운 문건을 통해 중국 견제 의지를 구체화하는 등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일 간의 갈등 현안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미국 주도의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엔 근본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단 관측이 많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미국의 요구로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은 현재 문재인 정부와 한일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따라 압류된 해당 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언제든 현금화될 수 있는 상황임을 들어 "이번 한일 회담에서 최소한의 '안전핀'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선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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