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10조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해 7월14일 서울의 한 고층 건물 외벽. /사진=뉴스1
한국전력이 전기를 구매할 때 내는 전력도매가격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올랐으나 전기를 판매할 때 받는 전기요금 인상폭은 ㎾h(킬로와트시)당 17원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절한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 없이는 한국전력의 적자 규모가 올해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간 가중평균 계통한계가격(SMP)은 ㎾h당 154.42원이다. 지난해 1월 70.65원보다 118.6% 오른 가격으로 2014년 3월 163.4원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SMP는 이달 4일 207.72원을 기록한 이후 200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됐다. SMP는 한전이 발전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에게 전기를 사오는 도매가격을 의미한다.

전력도매가격이 오른 것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SMP는 LNG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달 17일 기준 LNG 수입단가는 톤당 892.027달러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48.85% 올랐다. 석유수출기구 및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원유 증산에 소극적인 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LNG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력도매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한전이 올해 연말까지 올릴 수 있는 전기료는 ㎾h당 16.8원에 불과하다. 기준연료비 9.8원, 기후환경요금 2원, 연료비연동제 기준 연간 최대 요금 변동폭 5원 등이다.

한전이 최대폭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도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사용량 304㎾h를 적용하면 전기요금은 한달에 5100원 정도만 상승한다. SMP 가격이 200원대를 유지하면 전력을 받아오는 도매가격은 1만5200원가량 오른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전력도매가격 상승과 적은 전기요금 인상폭이 맞물려 한전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영업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60조6205억원에 영업손실 4조7687억원이다.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65조7580억원에 영업손실 7조6442억원이다.


정부가 올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한전의 적자폭은 10조원 이상일 것이란 시각이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한국전력이 올해 12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