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모습. 2020.1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의 징계권고로 소속 경찰서에서 징계처분을 받은 경찰관이 인권위의 징계권고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미 경찰서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인권위의 '징계권고 결정'에 대해선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에서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경찰관 A씨가 징계권고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인권위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청구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9년 6월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시민이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경찰들과 현장에 출동했다.

주차장에는 B씨가 누워있었는데, A씨와 동료 경찰들은 B씨의 어깨 등을 두드리면서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B씨는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이에 A씨는 B씨를 일으켜 세웠다.

B씨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말다툼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에 A씨는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당시 녹화된 장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말다툼 이후 B씨가 왼손을 올리자 A씨가 B씨를 밀쳤다. 이에 B씨가 A씨를 때리려고 시도했고, A씨는 이를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음성파일에는 B씨의 욕설도 담겼다.

다만 검찰은 B씨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B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후 인권위는 A씨가 재직하고 있는 관내 경찰서장에게 A씨에 대한 징계조치를 권고하는 결정을 통지했고, A씨는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불문경고 처분을 받게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가 B씨를 체포한 행위가 위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B씨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도 형사책임을 묻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일 뿐, B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거나 A씨의 체포행위가 위법하다고 평가한 게 아니라고 봤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징계를 당해야 하고 B씨는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로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징계권고 결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이미 A씨가 경찰서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인권위의 징계권고 결정에 대한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소멸했다는 이유에서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A씨가 근무하는 경찰서장의 불문경고 처분으로 이미 목적을 달성해 그 법적 효과가 소멸했다"며 "A씨로서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원한다면 해당 경찰서장의 처분의 위법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목적을 달성해 법적 효과가 소멸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현실적인 필요가 있다고 볼 구체적 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 이유 주장과 같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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