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노동자가 보석으로 풀려난 직후 한 복직신청을 소속 병원에서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보석 취소나 실형이 선고돼 다시 일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일하는 것이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경북대병원 노동자 A씨가 경북대병원을 상대로 복직을 거부한 기간 동안 미지급 임금을 달라고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자신을 말리는 피해자의 가슴 부분을 몸으로 들이받아 약 28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늑골골절상을 입혔다. 이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2017년 2월9일 구속됐다.
이에 병원 측에선 인사규정에 따라 A씨를 같은해 2월16일자로 휴직 처리했다. 구속된 A씨는 보석을 신청해 두 달 뒤인 4월 법원의 허가결정에 따라 풀려났다. 이후 A씨는 복직신청을 했으나 경북대병원은 휴직 사유가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며 복직 신청을 거부했다.
A씨는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고, 2017년 10월 복직했다. A씨는 4월 보석으로 풀려나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병원이 복직 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며 복직을 거부한 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석방되었고 재차 구속되지 않았으므로,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더 이상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본안 판결 선고까지 잠정적 석방에 불과한 것이어서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될 경우 여전히 근로를 제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복직을 명했다가 판결 선고 결과에 따라 다시 휴직을 명하게 될 경우도 생기게 된다"며 "이는 A씨뿐 아니라 다른 휴직자들과의 사이에서도 근로관계의 안정성을 상당히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가 석방된 이후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등 다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A씨가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석방된 이후에는 휴직명령의 사유가 소멸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북대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법원은 "A씨가 구속된 2월과 3월분에 대한 임금 청구를 원심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며 "A씨의 상고이유 주장은 2017년 4월분부터의 임금 청구 부분에 한해 이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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