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잔류 교민과 우리 기업의 안전을 점검하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조치에 손을 잡기로 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오전, 오후에 걸쳐 총 두 차례 열렸고,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 "무고한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규탄 메시지를 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15분 동안 긴급 상황점검회의 형식으로 NSC를 열었다. 매주 목요일 오후 서 실장 주재로 열리는 NSC 상임위원회와는 별개로 말 그대로 긴급회의가 열린 것이다.
회의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유관부처 차관급들이 참석해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대책들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24시간 비상체제 유지 하에 실시되고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안전 확보 대책을 재점검했다. 또 긴급 상황에 대비한 대피·출국 지원, 무역투자·공급망 전담 창구 운영 등의 조치를 한층 더 기민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날(23일)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웠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외교부는 "제반 상황에 비춰볼 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어떤 형태로든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대러 수출통제 등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한 사실상의 규탄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기조가 투영된 것으로 읽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 실장의 보고를 받고 "국제사회의 계속된 경고와 외교를 통한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에서 우려하던 무력 침공이 발생했다"며 "무고한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 보존 및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국가 간의 어떠한 갈등도 전쟁이 아닌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 확보와 경제 및 기업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 갖추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정부는 한-러 관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러시아를 겨냥한 직접적인 비판이나 언급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현실화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러 압박 대열'에 동참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도 포착됐다. 제재 동참에 조건처럼 걸린 '전면전'에 대해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면전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그 규정을 우리가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국제사회 제재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때 우리가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는 부분은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답했다.
외교부는 "일부 국가에선 금융제재를 포함한 독자제재를 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NSC는 오전 긴급 상황점검회의에 이어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서 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국제사회 동향과 국내 파급 영향이 점검됐고 대응 방안이 협의됐다. 참석자들은 러시아가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을 위반하고 국제사회의 여망에 반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은 반드시 존중돼야 하며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됐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비롯해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