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회사 최대주주가 주식을 양도했다고 해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증여세 부과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회사 대표 A씨가 양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양천세무서가 A씨에게 증여세 약 41억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1991년 1월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족에 시달려 약정을 맺고 회사 발행주식 전부를 한 투자펀드에 넘겼다.
약정에는 해당 투자펀드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경영 상황이 개선되면 주식의 10%를 다시 A씨에게 환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회사 경영 상황이 개선되면서 약정에 따라 2005년 11월, 2007년 12월에 다시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회사는 2010년 중순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7년 7~10월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했고 A씨가 회사 최대주주였던 투자펀드와 특수관계였고 주식을 양도받은 뒤 회사가 상장하면서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해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고 봤다. 이후 양천세무서는 A씨에게 증여세 부과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19년 12월 처분에 불복해 양천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투자펀드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었다고 판단해 증여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증여세 부과에 근거가 됐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항은 최대주주 등이 자녀와 같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게 비상장주식을 양도해 변칙적으로 부를 세습하는 문제를 막기 위한 조항인데, 이번 사건에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증여자가 최대주주에 해당한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별도의 입증 없이 당연히 과세 요건이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며 "증여자가 최대주주에 해당하는 것 외에도 최소한 증여 내지 양도 당시 해당 기업의 상장 계획 등 경영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만한 구체적인 위치 내지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를 막기 위해 과세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해당 투자펀드가 A씨에게 주식을 양도했던 것은 오로지 당초 투자 조건으로 제시하고 이후 구체적으로 약정한 환매계약 조건인 유동자산 비율, 누적이익 목표액 등 경영성과를 A씨가 달성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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