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월22일(현지시각) 새로운 코로나19 방역계획을 발표했다./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 빗장 푸는 유럽·미국… 한국의 선택지는?
② 잘나간 진단업체, 위드 코로나 전략 찾기 분주


“오미크론 정점은 지났다. 모든 법적 방역 규제를 해제하겠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선언했다. 2월24일(현지시각)을 기해 모든 방역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폭풍이 휩쓴 유럽과 미국은 새 국면을 맞았다.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 백신·치료제 개발, 의료체계 안정화 여건에서 사실상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정점 지난 유럽·미국, 위드 코로나 전환

유럽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유럽의 방역조치 완화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병원의 부담도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미크론 피해가 가장 컸던 영국은 확진자 자가격리·무료 검사 등 모든 방역규제 폐지에 들어갔다. 우선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저소득층 자가격리 지원금을 없앴고 무료로 제공한 코로나19 검사는 4월1일부터 종료한다. 교육기관의 의무 코로나19 검사 지침도 폐지했다. 

존슨 총리는 방역규제 폐지를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자유가 오랜 기간 제한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는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제를 대부분 해제했다. 실내공간 출입을 위해 백신패스를 보여주거나 소지하지 않아도 되고 사적모임이나 대규모 행사의 인원제한도 없어진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돼 실내에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의료시설과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 착용, 확진자 대상 5일간 자가격리 등 규제는 3월말까지 유지된다.


유럽연합(EU) 최초로 백신 접종 의무화를 도입한 오스트리아는 3월5일부터 대중교통, 병원, 취약층이 머무는 공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

독일은 3월2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한다. 실내 및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등 일부 조치만 빼고 대부분의 규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프랑스는 2월28일부터 백신패스(방역패스)를 검사하는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다만 대중교통이나 백신패스를 보여주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술집, 식당, 클럽 영업시간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며 입장객 제한 수도 풀린다.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되지만 대중교통 시설이나 공항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폭풍을 정면으로 맞이했던 미국도 유행 정점이 지나자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이었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잠실역 지하까지 줄을 서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의 정점은?… 영업시간 연장에 우려의 시선

유럽과 미국이 위드 코로나에 나서면서 한국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내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2월19일~3월13일 3주 동안 영업시간만 1시간 더 연장한 기존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큰 틀에서 거리두기 완화를 언급했지만 유행 정점이 불투명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계에 있어서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과 차이를 보였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까지 한국은 7주가 걸린 반면 영국과 미국은 각각 3주와 5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정점 시기가 늦춰진 셈이다. K-방역을 있게 한 국민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정점 시기를 늦췄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과 미국은 누적 확진자 비율이 20%가 넘은 뒤 유행 규모가 감소했다. 반면 국내 누적 확진자 비율은 5%를 향하고 있다. 정부가 영업시간 1시간을 연장한 거리두기 조치를 취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할 때까지 위중증 및 사망자 최소화, 의료체계 대응 등 보수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에 모임이 연장되면 오미크론의 강한 전염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당초 밤 9시로 제한했던 건 2차 모임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0시로 미루면 2차 모임을 하게 되면서 교류가 많아진다”며 “모임이 늘어나면 오미크론 전염력에 가속이 붙게 돼 정점에 일찍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3월 초중순 유행 정점으로 하루에 최대 27만명이 확진되고 위중증 환자 수가 25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3월초 하루 23만명에서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유행 속도가 빨라진다면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행 정점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감당할 수 있으면 정점을 빠르게 찍고 내려오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현재 우리 의료체계가 그 피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의무’이자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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