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대전광역시 동구청을 상대로 대전 동구 한남로에 거주하는 세입자 A씨에게 주거이전비 및 이사비를 보상할 것을 시정권고했다. /사진=대전 동구청
정부·지자체가 공영개발사업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를 보상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의결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보상금액을 두고 세입자와 첨예하게 대립하며 권익위의 권고마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일 권익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권익위는 대전광역시 동구청을 상대로 대전 동구 한남로에 거주하던 세입자 A씨에게 주거이전비와 이사비를 보상하도록 시정권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주거지를 포함한 땅에 공영주차장을 건설한다는 이유로 동구청으로부터 이전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동구청에 주거이전비 등 보상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공영주차장 건설을 포함한 ‘홍도동 상점가 주차환경개선사업’은 공익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지난해 10월 권익위에 이 사건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4개월여의 심의 끝에 권익위는 A씨 손을 들어줬다. 권익위는 “해당 사업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 제4조 제3호에 따라 공익사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동구청은 토지보상법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및 이사비를 보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토지보상법 제4조 제3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는 청사·공장·연구소·시험소·보건소 등 공용시설에 관한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보고 있다. 동구청은 권익위 의결을 통보받은 뒤 30일 이내에 권익위에 처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동구청은 여전히 보상금 전액 약 2200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구청에 따르면 보상금액은 사업 공고일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지만 사업 공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사업공고를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서 이미 이사한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도 보상은 합당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을 맡은 유동현 법률사무소 로우토(Lawtto) 변호사는 “그동안 많은 공익사업이 세입자에 대한 보상 없이 진행돼 왔다”며 “이번 권익위 의결에 따라 동구청이 A씨의 권리를 구제하는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권익위 의결에 강제성이 없다”면서 “구청 고문변호사에게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