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보유세 강화 방향이 담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지난 18일까지 서울 강남3구의 아파트 매물이 서울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3~18일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3.7% 증가했고 강남구는 5.3% 늘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세금 상담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린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물이 급증했다. 향후 세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의 매도 문의가 늘었으나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가 위축돼 가격도 하락 흐름을 보인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2645건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난 3일(6만409건)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매물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 물건은 같은 기간 9453건에서 9961건으로 5.3% 늘었다. 서초구도 7630건에서 7983건으로 4.6%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10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01% 상승에서 0.02% 하락으로 돌아섰다. 서초구도 전주 0.02% 상승에서 0.04% 하락으로 전환했다. 서초구는 지난 4월 넷째 주 이후 16주 만에, 강남구는 5월 둘째 주 이후 1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세제개편안 발표에 호가 27억 뚝…은마 이주 변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 196㎡는 세제개편안 발표 전인 지난달 13일 119억원에 매물로 등록됐다가 이날 동일 면적 호가가 92억원으로 27억원 내렸다. 대치동 은마 전용 84㎡도 같은 기간 37억5000만원에서 34억9000만원으로, 개포동 개포주공7단지 전용 83㎡는 37억원에서 33억원으로 호가가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13일 호가가 63억원에서 이날 56억원으로 7억원 떨어졌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예고로 가격을 내린 매물이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가 하락에도 매물 증가는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실거래 건수는 강남구 11건, 서초구 7건, 송파구 13건으로 집계됐다. 7월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강남구 44건, 서초구 26건, 송파구 87건과 비교하면 실거래 건수는 감소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세금 부담을 우려한 일부 집주인이 매도를 고민하고 있으나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태"라며 "집값 하락 전망과 대출 규제로 눈치보기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 4424가구 규모의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이주도 주택난의 위험 요인이다.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은마아파트의 수요가 대치·도곡·개포 등으로 이동할 경우 전세 부족이 우려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으로 새로운 임차 수요가 늘어나고 집주인의 비거주 세금이 높아짐에 따라 대치동 주변 강남의 빌라 등으로 전세 수요가 몰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