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지난 2018년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고 밝힌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시설 개·보수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이 핵실험장을 재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7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암스컨트롤웡크'를 통해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건물 신축과 기존 건물 보수, 그리고 건축용 목재 등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은 건물과 갱도 공사에 상당한 양의 목재를 사용한다"며 "최근 며칠 새 포착된 이런 징후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모두 6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북한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앞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유예'를 선언 및 약속하고,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지난달 18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엔 뉴스1을 비롯한 국내외 취재진도 초청됐었다.
그러나 북한은 올 1월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향후 대미(對美)정책 방향과 관련해 "우리가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공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치국회의 지시사항은 지난 2017년 이후 중단했던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당시 갱도 입구만 파괴했을 경우 2~3개월 정도면 시설 재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스 소장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건물 신축 등의 움직임이 포착된 건 2018년 '폐쇄' 발표 이후 처음"이라며 "건물신축 및 보수의 목적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모종의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달 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서 건물 신축·보수 등의 정황이 포착됐다.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루이스 소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다시 핵실험을 하기 위한 준비엔 앞으로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2018년 폭파 때의 갱도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다.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뒤 폐쇄됐지만, 2번 갱도에선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3~4번 갱도는 2번보다 크기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핵실험엔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김 총비서는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때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계획을 설명하면서 "일부에선 못 쓰게 된 걸 폐쇄한다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갱도가) 2개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100킬로톤(㏏) 이상 대형 수소폭탄 시험을 하거나 단거리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용 전술핵무기 시험을 할 수 있다"며 "(풍계리가 아닌) 아예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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