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4일 이준석 대표와 부산 서면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5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윤 후보의 당선을 도운 수 많은 사람 중에서도 헌정사상 첫 30대·0선으로 교섭단체 대표에 오른 이준석 당대표에게 적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6월11일 이 대표의 등장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선거 초반 나경원·주호영 등 쟁쟁한 당내 중진들을 제치고 이 대표의 선출을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원 투표(70% 반영)에서 나 후보에게 약 5000표 차이로 뒤졌지만, 일반인 여론조사(30% 반영)에서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더블스코어'로 이기면서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심(黨心)이 민심(民心)을 따랐다는 분석이 이때 나왔다.


이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자 '기득권 구태 보수정당'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참신한 젊은 정당'으로 변화했다. 국회 첫 출근길부터 대중교통과 서울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며 파격을 예고한 이 대표는 후보 시절 핵심공약으로 내건 Δ당직자 공개경쟁선발 Δ공천 기초자격시험을 관철시키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대표 효과는 당원 수 급증과 당 지지율 상승으로 입증됐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해 5월31일부터 9월27일까지 약 26만5000명이 신규 당원으로 가입했다. 기존 책임당원 28만여명에 맞먹는 수준이다. 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에 계속해서 열세였지만, 이 대표가 등장한 이후 역전하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바꿔 놓았다. 한때 민주당을 10%p(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기도 했다.

이 대표의 대표적 성과는 '호남 끌어안기'다. 그는 당대표에 취임한 이후 역대 어느 당대표와 비교불가할 정도로 호남을 많이 찾았다. '지역주의 타파'가 이 대표를 상징하는 정치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실제 이번 대선 개표 결과 윤 당선인은 광주에서 12.72%, 전남에서 11.44%, 전북에서 14.42% 등 11% 이상의 득표율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호남 득표율(10.5%) 종전 기록을 뛰어넘은 수치다.

또다른 성과로는 대선 전략이 꼽힌다. 과학고와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선거기법을 많이 도입했다. 인공지능(AI) 윤석열과 '열정열차', 여론조작 대응 프로그램 '크라켄' 도입 등이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존재 자체가 성과로 꼽힌다는 평가가 많다. 1960년생인 윤석열 당선인과 함께 다니는 것만으로도 젊은층에 외면받던 보수정당과 그 대선후보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 결과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1985년생인 이 대표는 법적으로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없으나, 5년 후면 마흔이 넘어가면서 피선거권이 생긴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해 6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1.6.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다만 대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불안한' 모습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을 저격하며 서울을 떠났고, 지난 1월 비슷한 상황으로 다시 한 번 윤 당선인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두 번째 갈등에서는 당 소속 의원들이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윤 후보와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대선을 앞두고 최대 위기 순간으로 꼽힌다.

두 번의 갈등 모두 두 사람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일단락됐으나, 갈등이 거듭되면서 여론의 불안감이 윤 후보보다 이 대표에게 쏠린 점은 향후 정치 인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갈등 과정에서 보인 직설적인 언사도 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의 '선제공격'에 따른 '방어' 차원이라고 해명하지만 더 큰 정치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적절히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말 뉴스1과 인터뷰에서 "궁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극복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보진영에서 제기하는 '남녀 갈라치기' 비판도 이 대표 입장에서는 답답한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더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소구력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대표의 다음 행보는 정해진 것이 없다. 지난해 12월 뉴스1과 인터뷰에서 '21대 대선에 나오는 것인가'란 질문에 그는 "제가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왜 해야 하는 것이 명확하면 저는 언제든지 뛰어든다"며 "우리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난 뒤에 제 진로라고 함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가운데 대통령이란 직위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라며 "대표 일상으로 돌아가면 당의 전산시스템을 개혁하고 싶고, 당의 인재풀 관리하는 방식도 새롭게 정립하는 등 하고 싶은 일이 굉장히 많다. 제대로 해서 권한과 역할 내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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