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이 또 다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9%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7.8%(월스트리트저널 기준)를 상회한 것으로, 1982년 1월(8.3%)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다.
전월 CPI는 7.5%였다. 전월보다 0.4%포인트 더 상승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한달 전보다 0.5%, 1년 전보다 6.4% 올랐다.
CPI 상승의 주범은 유가였다. 휘발유 가격은 전달보다 6.6% 상승, 월간 상승폭의 약 3분의1을 차지했다. 이는 2월 마지막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반영한 것으로, 3월 물가에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3월 CPI가 8%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로 미국 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반등급 무연 휘발유 소매가격은 19.3% 올랐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식품가격도 전달 대비 1% 올라 2020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2개월 대비로는 7.9% 상승, 198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는 "우크라 전쟁으로 치솟는 유가, 곡물 및 금속 가격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게이펀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낼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까지 월가의 경제학자들과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곧 정점을 찍고 완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켓워치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희망처럼 빨리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상 못한 신속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도 단기적으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