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부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회장 선임에 파란불이 켜졌다./사진=하나금융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부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회장 선임에 파란불이 켜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4부 박보미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오후 2시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업무방해 및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함 부회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함 부회장의 부정채용) 지시가 있었음을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부정 지원자의) 합격을 도모했다는 증거가 없고 지원자 몇 명에 대해선 인사부에 (함 부회장이 리스트를) 전달한 경위나 동기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박 부장판사는 "검사는 함 부회장이 남성 위주 채용을 한다고 주장하나 물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차별 채용방식은 은행장들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관행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1월 14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함 부회장은 2015~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으면서 2018년 6월 기소돼 4년 가까이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지난 1월 14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법원은 함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양벌규정에 따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나은행 법인에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25일 주총 열고 함 부회장, 차기 회장으로 선임 예정

아직 항소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함 부회장은 이번 무죄 판결로 법률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었다.

함 부회장은 이날 재판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재판 결과에 앞서서 많은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스럽다"며 "이번 재판과정에서 저희가 설명한 증거를 많이 보시고 재판장님께서 판단해주신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해야겠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나금융은 예정대로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함 부회장은 오는 1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DLF(파생결합상품) 문책경고 취소 소송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같은 시기 제재를 받아 먼저 소송을 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승소한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결론을 얻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은 차기 CEO(최고경영자) 관련 사법리스크를 대부분 덜게 된다.

하나금융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 혐의 법률리스크와 관련 "국내 최고 수준의 법무법인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헌법에 따라 무죄로 추정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처분과 관련해 가처분 신청에 따라 법원이 징계 효력정지 결정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