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올해 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북한의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전망이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무력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중단했던 한미 양국 군의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이 이번에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군 안팎에선 올 전반기 한미훈련이 4월 둘째 주 혹은 셋째 주 시작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전반기 한미훈련은 3월에 실시됐지만, 올해는 대통령선거(3월9일) 일정 등을 감안해 연기된 상황. 이런 가운데 한미 양측은 모두 올 전반기 훈련을 5월 전에 실시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훈련이 4월 중순에 실시될 경우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과 겹치게 된다. 북한은 그간 태양절 전후로 군사력 과시 차원의 도발을 종종 벌여왔다.
특히 올해 태양절은 제110주년으로서 북한이 특히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해 현재 개발 중인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단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17일 "북한은 매년 한미훈련 자체를 맹비난하며 이를 도발의 명분으로 삼아왔다"며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 관계자는 특히 "김일성 생일은 원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큰 시기"라면서 "게다가 새 정부 출범 직전이기에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군은 내달 한미훈련 실시 여부와는 별개도 북한의 신형 ICBM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대북경계·감시태세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올해 한미훈련의 최대 관심사는 대규모 FTX의 '부활' 여부다. 한미 양국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FTX는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뒤 미국 측이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미훈련을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폐지됐다.
이에 따라 현재 연대급 이상 FTX는 한미 양국군이 개별적으로 수행하고, 대대급 이하에서만 연합 FTX가 연중 분산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군은 그동안 '소규모' 연합 FTX 실시 여부마저도 대부분 공개하지 않았기에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는 얘기를 한다. 북한이 연초부터 연거푸 탄도미사일을 쏴 댄데다 2017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마저 재개할 수 있음을 내비치면서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9일 치러진 대선 결과,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군 통수권자가 된 사실도 군의 대북관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FTX를 포함한 한미훈련 '정상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군 내부적으로도 그간 연례 한미훈련이 대규모 FTX가 병행되지 않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실시된 데 대한 '불만'이 있다.
특히 작년 말 한미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OPLAN·작계) 수립에 합의한 만큼 "그 검증과 수정·보완을 위해선 FTX가 필수적"이란 게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한미가 전반기 연합훈련 일정을 북한의 대형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시기로 조율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보내는 '전략적 메시지'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한미훈련을 이유로 도발에 나설 경우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훈련 강도를 높이거나 규모를 키우는 등의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미 당국은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경우 미 공군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우리 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북한의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성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는 '동맹'이 결정할 것"이라며 "양측이 훈련을 확대하기로 한다면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당국의 연합훈련 '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2월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4월에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한미 연합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FTX는 올 후반기에야 시행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연합훈련은 기본적으로 훈련 목표의 효율적 달성을 가장 먼저 생각해 조율한다"며 "시기·방법 등에 대해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여러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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