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임기말 인사권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립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쟁점 중 하나로 꼽혔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인선이 23일 마무리됐지만 의견 수렴 절차와 관련해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한은 총재 인사에서 파열음이 나오면서 양측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의 기싸움은 더욱 가열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 총재 인선 의제는 서막에 불과하며 감사위원 인사가 인사권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16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의 실무 협의 단계에서 어그러진 가장 큰 이유는 청와대가 감사위원의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감사위원 6명 가운데 2명이 임기 만료로 공석인 상태다. 임기가 4년이라 이번에 인명되는 감사위원은 윤 당선인의 임기 대부분을 함께 한다.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6명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 최고 의결기구로, 현재 문 대통령이 임명한 최재해 감사원장을 비롯해 3명이 친여 성향으로 분류된다.
청와대는 공석 2명을 당선인과 대통령이 한 명씩 추천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윤 당선인측은 대통령이 추천하는 감사위원도 당선인이 거부하는 인사는 피해달라는 비토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과 당선인측에서는 문 대통령이 감사위원 1명을 더 임명해 의결 정족수(4명)를 채우게 되면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상당 기간 감사원이 현재의 여권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감사위원 1명이 아니라 '감사원 알박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 비서실장이 이날 "(한은 총재 인사가) 화해의 제스처라는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 당선인측과 협의했다는 것은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쌓기"라거나, "감사위원 1명이라는 의미가 간단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도 감사위원 1명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순리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역대로 대통령 만날 때 이렇게 조건 걸고 만난 적이 없지 않느냐"며 "회동이 빨리 성사되도록 윤 당선인측에 남은 3자리(감사위원 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해선 빨리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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