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8일 회동은 전반적으로 2007년 대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회동을 떠올리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남이 성사되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지만, 정권 교체기 권력 이양 문제가 맞닿아 있는 만큼 15년 전과는 다른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59분 청와대에서 만나 8시48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고 8시50분에 헤어졌다. 총 171분간(2시간51분) 만남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측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 당선인 측에선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함께 배석했다.
과거 2007년 12월28일에도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이 만찬을 겸해 회동을 가졌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이뤄진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에서 만찬 형식을 택한 것은 2007년과 이날 회동 단 두 차례뿐이다. 한식과 와인을 곁들인 메뉴를 선택한 것도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이 때 문 대통령이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회동에 참여했다. 청와대에선 문 비서실장과 천호선 대변인 등이, 당선인 측에선 임태희 당시 비서실장과 주호영 대변인 등이 배석해 2시간10분간 만찬이 이어졌다.
또 이 때 만남 역시 당시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늦은 회동이었다. 당시 회동은 대선 이후 9일 만에 성사됐는데 통상 2~3일 뒤 이뤄졌던 전례와 비교하면 다소 늦은 것이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이후 만남을 갖는 데까지 무려 19일이 걸렸다.
당선인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점도 닮은 점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헤어질 당시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며 "꼭 성공하시길 빈다"고 덕담을 건넸다. 노 대통령의 경우 이 당선인과 부동산과 교육 문제와 관련해 국정브리핑에서 출판한 책을 이야기하던 중 이 당선인이 "읽어보고 싶다"고 하자 관련된 책 두 권을 선물했었다.
반면 15년 전과 다른 부분도 있다.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는 당선인 측과 협의로 회동 관련 브리핑을 별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청와대는 별도의 브리핑을 하지 않고 당선인 측 브리핑을 통해 회동 결과가 전달됐다. 주목도가 분산되는 것을 막고 윤 당선인 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문 대통령의 배려 차원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 대통령의 사례를 포함해 과거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이 대부분 본관 2층 백악실에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 만남은 처음으로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상춘재는 그간 문 대통령이 국내·외 주요 외빈을 맞이하거나 여야 정당 대표 회동 자리로 활용해왔는데 이날 상춘재를 택한 것 역시 윤 당선인을 예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의 회동은 화기애애했으나 회동 이후 양측은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비롯해 사사건건 부딪히며 신구 권력 갈등을 고스란히 노출했었다. 이 때문에 이듬해인 2008년 2월8일 한 차례 더 회동을 갖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역시 갈등이 봉합됐다고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인사권 문제는 실무 협의로 공을 넘겼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 정부조직 개편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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