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윤석열 정부 5년의 청사진을 그릴 시간이다. 이 시기 만들어진 정책 구상을 통해 향후 윤 정부의 성패를 상당부분 가늠할 수 있다. 윤 정부가 이끌 핵심 정책과제들이 시작될 현재 지형을 파악하고 올바른 목적지를 향해야 한다. 로드맵이 중요하다. 뉴스1은 윤 정부 5년을 좌우할 핵심 정책의 성공을 위한 제언을 20차례에 걸쳐 싣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2022.3.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역대 어느 때보다 강력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임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에 방점을 찍어 '절반의 성과'를 낸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대화'와 '압박'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5년 간 최대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결이 다른 대북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윤 당선인은 Δ현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심취한 나머지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고, Δ잠시나마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덴 성공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강화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윤 당선인은 '강한 안보'를 중시하면서도 강경 일변도의 정부가 되지 않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그는 지난 10일 당선 확정 직후 '대국민 인사'에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선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의 취임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 안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북한이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한 만큼 취임식을 전후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핵실험용 지하갱도 복구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남북 간 상황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과 유사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뒤 제6차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잇달아 실시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단, 지금은 그때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더 고도화됐고, '한미일 대(對) 북중러' 구도가 고착되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북한에 '대화' '압박' 두 가지를 병행해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는 전략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당연한 과제지만 우린 달라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당장의 눈에 보이는 평화보다는 근본적인 평화를 추구한다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이 일단 '상호주의'를 전제로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 대응하고, 대화의 장에 나오면 적극 대화하며, 합리적인 대화가 오갈 경우 남북 공동번영을 추진하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상호주의는 일반적인 외교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게 잘 통하지 않는 집단이다. 상황에 따라 강경하게 또는 유화적으로 나설 순 있겠으나, 원칙을 세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에 원칙 있는 자세를 보이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근원은 '강한 안보'다. 그러나 여기에 지나치게 함몰될 경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함께 나온다. 우리가 핵무기를 제외하면 북한보다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지 오래지만, 이 같은 능력이 북한 군비 축소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단 점에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 속에 해법이 있고 대결 속에 해악이 있다"며 대결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하면 남북경제협력을 한다는 '선후(先後) 전략'으론 북한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결국 '선순환' 전략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말했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이 추구할 국방정책의 핵심은 곧 '외교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군'을 최대한 확보해야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가진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러시아의 태도를 바꾸는 게 윤석열 정부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4자 또는 6자회담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북미관계의 선순환 전략을 펼쳤으나, 지나치게 북미관계만 지켜봤기 때문에 완전한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며 "북미관계가 막힌 이후 남북관계의 독자성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100% 실패'로만 규정하지 말고 "계승할 부분은 충분히 계승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룬 독일에서도 서독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동방정책'을 유지해 동서 교류·협력을 버리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일각에선 독일 '통일 총리' 헬무트 콜이 '힘의 우위'를 강조했단 점에서 윤 당선인도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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