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품을 사서 피해를 입었는데 누구는 100% 보상을 받고 누구는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사례가 희망고문이 돼 더 절망스럽습니다."
해외판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불리는 젠투펀드의 분쟁조정 절차가 예정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피해자들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젠투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는데도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펀드는 오는 7월2일 환매 중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당초 젠투펀드는 지난 2020년 7월 펀드 만기 시점이 도래했지만 젠투 측의 환매 중단 선언으로 인해 환매 가능 시점이 1년 밀렸다.
젠투펀드는 홍콩사모펀드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Gen2Partners)가 판매한 펀드로 국내에서 1조125억원 가량 판매됐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절반에 가까운 4200억원이 팔렸고 삼성증권(1451억원) 우리은행(347억원) 하나은행(301억원) 한국투자증권(179억원) 등에서 각각 판매됐다.
젠투펀드의 피해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던 라임자산운용 펀드 다음으로 피해가 크다. 그럼에도 그동안 다른 사모펀드 사태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젠투 펀드 최대 판매사라는 점에서 신한금융투자의 행보를 예의주시해 왔다. 환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9월 젠투 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4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젠투파트너스 펀드 투자자에 대한 선지급금을 지난해 11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젠투 펀드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 속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젠투펀드를 포함해 라임, 옵티머스, 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 투자금 전액 보상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젠투펀드 40% 가지급' 비율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율 50%보다도 낮다.
한 젠투 펀드 피해자는 "누군가에게는 퇴직금이자 누군가에겐 퇴직자금이었던 목숨과 같은 돈"이라며 "제3금융권도 아니고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 제1 금융사에서 이런일이 발생해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젠투 펀드 최대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직원 1인당 연봉은 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1900만원) 대비 17.65% 증가한 수준이다.
임직원들의 연간 급여액은 지난해 지급한 급여와 상여, 성과급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해 유례 없는 증시 랠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직원들의 성과급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젠투펀드 피해자는 "젠투펀드 고객 대부분은 신한의 충성 고객인데 회사 측에선 이렇다 할 진행 상황도 전해주고 있지 않다"며 "그렇다보니 매일매일 기사를 검색해보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언론에서 보이는 내용은 죄다 '최대 실적' 혹은 '성과급' 등의 이야기라 글을 읽을 때마다 배신감이 들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