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법률사무소 플랜 대표변호사.
“단순히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과 함께 일하고 꿈꾸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법률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이 분야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김민진 법률사무소 플랜 대표변호사가 밝힌 포부다. 김민진 변호사는 게임인재단의 법률고문, 중소벤처기업부 비즈니스지원단, 한국콘텐츠진흥원 GCC 자문위원, 서울시 핀테크랩 파트너변호사 등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큰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열정과 가능성, 스타트업서 느껴”

김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동물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2008년 5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 학부시절 관련 전공과목을 공부하고 많은 동물실험을 경험하다보니 스스로가 홀로 연구하고 실험하며 학문을 탐구하는 삶보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의 삶의 경험을 함께 하며 그러한 경험 속에서 보람을 찾는 성향임을 알게 됐다”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직업군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011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시보로 실무경험을 쌓기 시작해 법무법인 새빛·세한·한결·천고에서 변호사를 역임했다.

김민진 변호사는 “소송사건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분도 있고 정말 믿기 힘든 범죄의 피해자를 변호할 때는 함께 숙연해지기도 한다”며 “물론 기분좋은 투자를 받거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을 자문할 때는 덩달아 신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김 변호사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겪는 법률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는 공로를 인정 받아 2017년 중소기업 법률지원 유공 법무부장관상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처음으로 일했던 로펌은 다양한 대형로펌의 팀들이 모여서 만든 신설 로펌이었고 덕분에 변호사로서 기업을 상대로 법률자문을 하는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그 중 해외기업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딜을 담당하는 팀에서 일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당시 국내 스타트업들이 주목받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해외 유수 기업들은 국내 스타트업 중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을 미리 주목하고 꾸준히 투자를 해온 것을 김 변호사는 옆에서 지켜봤다.

그는 “M&A(인수합병)를 위한 법률실사에서 직접 맞닥뜨린 스타트업들은 규모도 크지 않고 매출조차 없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 구성원들에게서 느껴지는 열정이나 가능성만큼은 오히려 큰 기업에서는 엿볼 수 없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변호사들이 청바지를 입고 직접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하는 등 본격적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법률가들이 많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스타트업 전문 변호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가, 치밀한 비즈니스 모델 확립 필요해”


김 변호사는 “스타트업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지금 시작하는 그들이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까 행복한 상상을 하며 일을 하게 된다”며 “처음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로펌을 시작할 때 이제 막 아이템을 개발하고 팀을 꾸리는 단계에서 상담을 하고 자문을 했던 스타트업이 있는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매우 성장해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내가 성공한 것처럼 뿌듯하다”고 회고했다.

반면 투자도 받고 주목받는 아이템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타트업이 빠르게 변하는 업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투자 전략을 초기부터 잘못 설정해 결국 파산하는 경우도 봤다.

김 변호사는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과감한 도전이 함께 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실패의 위험도 상존한다”며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새로운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가에게 3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아이디어와 관련된 법령을 체크하고 사전에 충족해야 할 추가적인 요건은 없는지(자본금 요건, 인허가 등) 구상하고 있는 사업방식에 규제법령은 없는지 철저히 검토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팀을 구성하는 측면에서 각자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예비창업 단계에서 아직 법인을 설립한 것도 아니고 사업 성장에 따라 각자의 역할 비중이 변하게 되므로 구성원 간에 신뢰가 확립돼 있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에 역행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김 변호사는 강조했다. 그는 “특허, 상표, 디자인 등 등록할 수 있는 산업재산권을 확보하고 영업비밀에 대하여는 미리 NDA(기밀유지협약)를 체결하는 등 법적 장치를 철저히 하여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는 “2021년 블룸버그가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 1위로 한국이 오를 정도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인재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 성과도 기업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발명진흥법상 직무발명보상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김 변호사는 최근 소수 대기업들이 직무발명보상을 해야 할 발명자들에게 발명 활용이나 처분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보상을 하지 않는 등 문제를 발견해 이와 관련된 소송을 몇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한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 기업 구성원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기업들부터 보다 선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기업 구성원들의 창의와 혁신을 정당하게 보상하는 문화 확립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