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 52시간제·최저임금제’ 개혁 예고… 경제단체, 기대감↑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공약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윤 당선인의 공약이 이행되면 기업은 노동자의 1년간 총 근무시간을 주 평균 52시간으로 맞추고 세부적인 하루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일감이 몰릴 때는 많은 노동자를 동원하고 일이 적을 때는 인력을 줄이는 등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윤 당선인은 정규직을 유지한 채로 ‘풀타임 근무’(전일제 근로)와 ‘파트타임 근무’(시간제 근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만들 계획이다.그는 최저임금제 개혁에 관한 공식 공약을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7일 경기 안양 유세에서 “(최저임금제를 바탕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에게) 대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월급을 올리라고 하면 자영업자·중소기업은 도산한다”며 “최저임금보다 (월급이) 조금 적더라도 일할 의지가 있는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영세 자영업자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장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 당선인은 당선 후 본격적인 친기업 행보를 벌였다. 그는 지난달 21일 경제 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들과의 오찬 회동 자리에서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기업 성장이 곧 경제 성장”이라고 말했다. 언제든 경제계의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는 ‘핫라인’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 6단체장들은 윤 당선인의 규제 개혁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산업 진입장벽을 없애기 위해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며 “앞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자리 상황 등을 점검하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정부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전략 산업 육성을 하고 있지만 과감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친기업 드라이브에 노동계 반발… 노사관계 악화 우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사용자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어 사용자 뜻대로 일하고 초과근로수당 등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지역·업종 간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지역 불균형 및 소득 양극화 확대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노동계가 윤 당선인의 친기업적 노동정책을 우려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노사관계 대립이 심화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강성노동조합을 손보겠다고 말했다”며 “노동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통제를 당한 기억이 있어 새 정부를 경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기업에 관한 규제를 풀고 재계가 줄곧 주장했던 최저임금 차등제를 추진하는 윤 당선인의 모습에서 노동계가 자신들이 차별을 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며 “반발심이 작용해 큰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 급하게 추진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사회적 합의 없이 최저임금 차등 제도가 적용돼 같은 일을 해도 지역에 따라 급여차가 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