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달 취임을 앞두고 미국과의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윤 당선인 측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미 정부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관심으로 모으고 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 등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은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향후 대북정책 추진방향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안정을 구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비전을 설명했고, 미국 측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VID는 북한이 앞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라며 반발했던 표현이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란 새로운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 측이 CVID 표현을 되살리고, 미국 측이 이에 동의했단 사실은 추후 북한과의 관련 협상이 재개될 경우 '북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 의원은 앞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으로 "상식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거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의식해 '북한 눈치보기'란 비판까지 들었던 현 정부와 달리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의 이 같은 기조 때문에 오히려 "새 정부에선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기 때문에 윤 당선인 측의 CVID 표현 사용에 미국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반발하더라도 CVID 표현만 문제 삼아 대화를 거부하진 않을 것 같다"며 "다만 (새 정부는) 실제 대북정책 추진과 외교적 레토릭(수사) 간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이를 잘못하면 손해 보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